지난달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6개월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규모는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동안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324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4월 1906억 원어치 순매수세 후 5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다가 6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순매수 규모는 2월(5759억 원) 이후 최대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575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함께 코스닥 강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 관련 호재로 주가가 급등한 에이치엘비다.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외국인 순매수액은 각각 1507억 원, 254억 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 순매수액을 합치면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 중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에이치엘비 순매수세를 놓고서는 주가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했던 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종목 주가가 급등하자 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한 매수인 ‘숏커버링’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 등의 종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숏커버링 성격으로 추정되는 매수도 유입됐다"며 "숏커버링은 일시적이지만 에이치엘비가 시총 상위 종목이라 코스닥 전체 매수 금액을 높인 데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순매수 2위 종목은 소재ㆍ장비 기업인 원익IPS가 차지했다. 순매수액 규모는 634억 원어치다.
외국인과 개인의 활발한 매수세에 힘입어 10월 일평균 코스닥 거래대금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5조3349억 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 일평균 코스닥 거래대금 3조9773억 원보다는 34.1% 늘었고, 코스닥 지수도 9월 말 621.76에서 658.52로 5.9% 올랐다.
이 연구원은 "10월부터 미중 무역분쟁 완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자금의 위험 선호 현상이 확산됐고, 그 과정에서 성장성이 기대되는 코스닥 기업들로도 자금이 들어왔다"며 "특히 10월에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IT 종목군이 오르면서 코스닥에서는 IT 소재·장비 관련 종목에 외국인 매수가 유입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