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 후원으로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택산업의 해외 동향과 흐름’을 다룬 첫 번째 주제에 이어 두 번째 주제에서는 ‘주택산업의 국가경제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과제’ 발표가 이어졌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경제가 어려워진 주요 원인은 그 동안 경제를 견인해 왔던 주택 투자가 부진한 결과”라며 “경제가 회복되려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주택 투자의 견조한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산업은 금융 위기 이후 GDP 성장에 20~30% 수준으로 기여해왔으나 지난해 이후 GDP에 대한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됐다. 올 상반기 GDP성장률은 1.9%에 그쳤고, 주택 투자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 2017년 109조원 규모였던 주택 투자는 지난해 106조80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올 상반기 46조5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규모다. 이에 따라 GDP성장기여율은 39.6% 하락했고, GDP성장기여도도 0.7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건설 투자 부진으로 GDP성장률이 0.76%포인트 하락했고, 이는 주택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택이 -0.74% 포인트, 일반건축이 0.01% 포인트, 토목은 -0.03%포인트로 경제 성장 부진에 주택 투자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주택산업은 주택 건설뿐만 아니라 유리, 창호, 도배, 미장, 기반조성, 도로건설 등 다양한 산업과 관련이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465개 산업 중 65개 산업이 주택과 관련한 산업이다. 1조원의 주택 투자 시 2조5200억원의 생산액이 발생하고, 1만197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주택 투자 감소로 올 상반기에만 약 16조4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 감소와 약 7만8000명의 일자리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주택 투자가 올해 상반기 수준으로 감소하게 되면 주택 투자는 11조2000억 원 감소하고, 생산 유발과 취업자는 각각 28조2000억 원, 13만5000만 명 뒷걸음질 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투자는 다양한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급격한 위축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주택경기 둔화로 주택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주택사업자의 약 58%가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이 중 5.7%가 기업 유지가 어려워 부도 직전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 주택기업의 88%가 지금을 주택산업 위기로 인식하고 있어 현재와 같은 규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주택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은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정부는 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주택기업은 개발·시공·분양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지역·상품·대상을 세분화하고 자산 관리 및 특화기술 선점을 통한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 역시 단기적으로 1주택자 및 거래세 규제 완화를, 중장기적으로는 주택산업 개념 재정립 및 주택산업법(가칭)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