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내년에도 전 세계 화학산업의 시황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역내 신증설의 영향으로 공급이 수요를 절대적으로 웃돌며 올해보다 수익성 개선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원가 절감 및 고부가 제품 확대 등의 전략을 통해 난관을 타개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1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폴리에틸렌(PE) 수요 증가분은 400만 톤인 반면, 증설 물량은 800만 톤으로 수요의 2배 수준이며 폴리프로필렌(PP) 역시 수요 증가분은 300만 톤, 증설 물량은 600만 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노에틸렌글리콜(MEG)는 금년 대비 내년 신증설 물량은 약 670만 톤으로 예상하고 있고 수요는 150만 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약 500만톤 이상이 공급 초과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늘면서 올해보다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레핀 부문의 내년 실적 개선을 다소 어둡게 전망한 것이다. 아로마틱 사업부문 역시 중국 등의 설비 가동이 늘어나며 공급 과잉 상황에 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경쟁력 있는 미국 사업의 확대 △스페셜티 사업 확장△부진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의 전략을 가지고 외형 확대와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분야에서 고수익·고부가가치가 있는 사업의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 회사 측은 “특정 분야에 대해 (M&A를) 검토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화학분야 내에서 안정적이고 고수익이 나는 고부가 폴리, 전자재료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석유화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사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사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은 최근 LC UK의 매각을 단행했다. 롯데케미칼은 “전략 방향성에 따라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LC UK의 경우 수직계열화 되지 않은 공장이라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 없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미국 법인 LC USA를 통해 합작사 지분 매각에도 나섰다. 현지 화학기업 이글US2와 합작해 세운 법인 LACC에 대해 이글US2가 롯데케미칼USA에 콜옵션(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함으로써 약 9549억 원 규모의 지분을 처분한 것.
롯데케미칼은 처분 대금을 향후 미국 사업 확장에 다시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취대금 중 25% 정도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나머지는 미국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인해 LC USA의 부채비율은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이 8000억 원정도라고 하면 2000억 원정도 빠질 것 같고 영업이익률은 25%에서 20%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부채비율은 54%에서 46%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도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올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2019년 CAPEX가 1조4000억 원으로 내년에는 1~1조2000억 원 정도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당 역시 올해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측은 “배당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별도기준 배당성향 30%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어 전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현금 사용 우선순위에 있어 기본적인 보수유지, 투자, 배당금을 고려할 거고 4분기 중 배당 안정성,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1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9400억 원으로 7.2%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2140억 원으로 52.9% 급감했다.
이전 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은 9.1% 감소했으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 21.1%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