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전기 충전소를 보유한 사업자와 연이어 손잡으며 전기차 이용자의 편의 증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 기업이지만 인프라 개선에도 직접 나서며 최근 증가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기아차는 전국 주요 주유소에서 전기 충전기를 운영하는 GS칼텍스와 전기차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기아차는 GS칼텍스가 보유한 전기 충전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대표적으로 기아차는 △간편 결제 서비스 도입 △기아차 멤버십 ‘레드멤버스’ 제휴 △충전ㆍ세차ㆍ정비 통합 패키지 상품 출시 등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아차 고객이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GS칼텍스 충전기를 이용하고, 포인트로 요금을 낼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이다.
기아차가 전기차 충전기를 보유한 사업자와 손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기아차는 이마트와 협업해 ‘전기차 우선 충전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아차 전기차를 보유한 고객이 전국 21개 이마트에 설치된 100kW급 초 급속 충전기를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기아차가 잇따라 전기차 이용자의 편의성 향상에 힘쓰는 건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전기차를 찾는 고객이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 판매 이후의 사용 환경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실제 기아차의 전기(EV)와 수소전기(PHEV)를 포함한 친환경차 4개 모델(K5ㆍK7ㆍ니로ㆍ쏘울)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만316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기아차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4.9%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그룹 전체가 더 많은 전기차 출시를 앞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내년 쏘렌토 수소전기(PHEV)와 봉고 전기(EV)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도 2025년까지 새로운 전기차 4개 모델을, 제네시스 브랜드도 전기 제품군을 갖출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면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함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전에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해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앞으로도 전국 기아차 판매 대리점과 서비스 협력사에 급속 및 완속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한편, 주유소와 마트 등에 충전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기차 고객들이 충전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제휴 활동을 통해 전기차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