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가 추구하는 이른바 ‘라이팅 아키텍처’의 정수는 8세대 쏘나타에서 정점을 찍었다. 나아가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에서 또 다른 방향성도 제시했다.
쏘나타가 LED 빛으로 새로운 형상을 뽑아냈다면, 새 그랜저는 점과 점을 연결해 새 모습을 빚어냈다.
먼저 쏘나타의 주간주행등은 전조등에서 시작해 엔진 보닛을 타고 올라가다 점진적으로 사라진다. 호불호를 떠나 일단 관심과 눈길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이처럼 최근 주간주행등은 단순히 전조등 주변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 범퍼와 그릴, 펜더를 파고들고 있다.
미국차 가운데 캐딜락이 세로형 헤드램프에서 시작한 주간주행등을 앞 범퍼 아래까지 과감하게 끌어내렸다. 유럽차에서는 푸조가 비슷한 맥락의 디자인을 차 앞면에 내세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르노삼성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모기업 르노의 디자인 정체성을 좇아 범퍼를 파고든 수려한 주간주행등 디자인이 일품이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의 심리스 타입 주간주행등은 이 가운데 가장 진보한 디자인으로 평가받는다. 멀리서도 단박에 정체성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담고 있어서다.
이러한 진화는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에 와서 또 한 번 파격을 드러낸다.
24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언론을 통해 사전 공개된 새 모델은 다음 세대 현대차의 색깔을 오롯이 담고 등장했다.
더 뉴 그랜저는 현대차의 새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적용해 혁신적인 디자인 변화를 달성했다.
이제껏 철저하게 분리돼왔던 자동차 △헤드램프 △프런트 그릴 △보닛 △앞 범퍼 등을 단 하나의 면에 모았다. 각각의 영역과 경계선이 뚜렷했던 이들이 하나의 면에 모이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
나아가 마름모 모양의 주간주행등은 앞 그릴 디자인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점이 눈길을 끈다.
새 모델 디자인을 주도한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전무) 역시 어느 브랜드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영역에 뛰어들었음을 공언했다.
그는 “보닛과 그릴, 헤드램프, 범퍼의 경계가 없는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이 최초로 양산 디자인에 적용됐다”며 “이런 과감한 디자인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기술적인 이유로 단절됐던 전면부가 디자인과 기술의 혁신으로 하나로 통합됐다. 이는 타 브랜드가 쉽게 도전하기 힘든 현대차만의 특별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