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ㆍ통신 장비의 수출 현황에 대한 기업인들의 인식이 45개월 만에 '최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전망치가 92.7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망치였던 97.2보다 하락하며 18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에 머물렀다. 8월 80.7로 조사되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잠시 회복하던 전망치가 또다시 하락한 것이다.
10월 실적치는 90.4로 조사됐다. 실적치는 54개월간 100선을 하회했다.
BSI란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ㆍ예측ㆍ계획 등의 변화를 관찰해 지수화한 것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미만이면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수(97.5), 수출(93.7), 투자(93.7), 자금(96.2), 재고(102.5), 고용(93.7), 채산성(95.5)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하였다.
재고의 경우 100을 넘기는 것은 '재고과잉'을 뜻하는 만큼 높을수록 부정적이다.
한경연은 미ㆍ중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있음에도 수출 전망치가 지난달보다 낮아진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제조업(99.4)보다 제조업(89.1)의 수출 전망이 낮았고, 그중에서도 중화학공업(88.2)의 악화가 경공업(92.3)보다 뚜렷했다.
특히 전자 및 통신장비(77.3)는 중국이 '바오치(7%대 성장률) 시대'를 마감한 2016년 2월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수출(1~20일 기준)은 전년보다 19.5% 줄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부문 수출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0월 실적은 전달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54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이어갔다.
마찬가지로 내수(98.5), 수출(95.5), 투자(93.2), 자금(93.4), 재고(103.5), 고용(94.2), 채산성(94.2) 등 전 부문 부진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올해 2% 성장률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은 물론 국내기업의 투자 및 수출 감소도 지속하고 있어 내년도 경제상황의 개선 역시 불투명하다”며 “통화정책 외에도 기업환경 및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