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사 10곳 중 4곳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상장사 역성장세가 올해 3분기까지도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낸 기업 39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기준일 25일), 이 중 15곳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38.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28.2%인 11곳은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10% 이상 미달하는 ‘어닝 쇼크(적자 확대ㆍ적자 전환 포함)’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3785억 원으로 컨센서스(5333억 원)를 29.0% 밑돌았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충당금과 3분기 임단협 타결 격려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코스닥 상장사인 멀티캠퍼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41.6%나 밑돌았으며 주요 코스피 상장사인 LG상사와 삼성물산,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각각 22.8%, 21.4%, 15.5% 하회해 ‘어닝 쇼크’ 명단에 올랐다.
한편, 24곳(61.5%)은 그동안 시장 기대치가 크게 낮아진 탓에 오히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 2위이자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7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17조5749억 원)보다 56.2% 줄었지만, 시장 기대치(7조1085억 원)보다는 8.8%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4726억 원에 그쳐 작년 동기(6조4724억 원)와 비교해 92.7%나 줄었다. 그러나 이는 애초 시장 기대치(4297억 원)와 비교하면 10.0% 증가한 수준이다.
또 SK네트웍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45.1%나 웃돌았고 LG전자와 현대글로비스도 컨센서스를 각각 29.0%, 25.8%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그 외 화학 업종 대장주인 LG화학(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괴리율 14.0%)과 대표 정유주인 S-Oil(17.9%)도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역시 시장 기대치는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역성장세가 올해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업종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시장 전체 영업이익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4분기부터는 앞선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상승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SK하이닉스는 내년 2분기부터 각각 영업이익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