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사실상 2.0%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IMF 전망치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내년 성장률은 경제정책 방향 수집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OECD와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각각 2.1%, 2.0%로 전망했다. IMF의 경우 이달 수정 전망에서 한국의 전망치를 4월 전망(2.6%)보다 큰 폭으로 내렸다. 정부가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을 2.4~2.5%로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내년에는 선언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IMF(2.2%)나 OECD(2.3%) 전망치에 여러 정책 의지와 투입 노력을 고려하면 수준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선진국 그룹에 속함에도 내년에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홍 부총리는 높게 평가했다. IMF는 선진국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1.7%에서 정체되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 2.0%에서 내년 2.2%로 오를 것으로 봤다. 홍 부총리는 다만 “0.2~0.3%포인트(P) 회복이라는 게 정책 당국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달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의 관찰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문제에 대해선 “쉽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200억 달러가 안 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며 “미국이 가진 통계에선 조금 넘고, 우리 통계에선 안 넘는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서 구체적인 통계까진 언급하지 않았다고 홍 부총리는 전했다.
한편,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재무장관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내주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이 향후 한·일 관계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아소 다로 장관과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이 의장국이라 인사만 했고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서도 바로 옆자리라 인사 정도만 나눴다”며 “여러 여건상 수출제한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주 총리의 방일과 11월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연말이라는 모멘텀을 활용해 잘 해결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