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무제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나는 그 방향이 우리 경제가 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한국 경제 설명회(IP) 후 질의응답에서 앞으로도 노동친화적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시장, 기업이 같이 보조를 맞춰 흡수할 능력을 가져가야 하는데, 지난 2년간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정부는 시장에 부담이 갔던 정책에 대해 세밀하게, 촘촘하게 보완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 등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서도 ”속도에 있어서는 기업과 시장의 흡수 능력을 감안하면서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디플레이션에 대해선 늘 정책당국으로서 경계하지만,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거나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가 유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 정도이고, 기대인플레이션은 1.8~2.0%를 기록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면 올해 소비자물가 0%대 중반, 내년에 1%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 경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최근 들어 (한국 경제는) 견조한 소비 흐름, 뚜렷해지고 있는 고용 회복세, 소비자·기업심리 개선 등 실물경제에서 긍정적인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채권투자 잔액이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등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굳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경제는 튼튼한 대외건전성, 견고한 재정, 균형 잡힌 산업구조의 3대 충격 완화 여력을 바탕으로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제임스 퀴글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부회장, 쇼어드 리나트 JP모간 기업금융 글로벌 총괄,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스터진스키 핌코 부회장, 마이클 쿠쉬마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글로벌 투자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2017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뉴욕에서 열린 설명회로, 워싱턴DC에서 예정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리 회의에 앞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