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껏 해외 자본유출 강화했더니...‘뒷문’으로 철철 새는 자금

입력 2019-10-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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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위안화 가치 급락, 뒷문 압력 높아진 증거”…국제수지서 ‘오차·누락’ 사상 최대

▲중국 국제수지 순자본 유출입 현황. 단위 10억 달러. 검은색:금융수지 항목/노란색:외환보유고 매각/빨간색:오차와 누락.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국제수지 순자본 유출입 현황. 단위 10억 달러. 검은색:금융수지 항목/노란색:외환보유고 매각/빨간색:오차와 누락.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에서 ‘백도어(Back Door·뒷문)를 통과한다’라는 말은 종종 규칙을 뛰어넘어 인맥이나 뇌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이후 해외로 향하는 투자와 기타 자본 이동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실시했다. 즉, ‘앞문’을 철저히 잠그고 자본유출을 막아왔다. 그러나 올해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뒷문을 통한 자본도피가 가속화하면서 환율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그동안 위안화 가치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꼽아왔다. 중국이 관세 인상 충격을 상쇄하고자 환율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WSJ는 위안화 절하의 또 다른 원인으로 바로 자본도피를 꼽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4월 이후 6% 가까이 하락했으며 지난해 중반부터는 10% 빠졌다. 만일 뒷문이 더욱 넓어져 자본도피가 가속화하거나 무역·투자에 따른 자본유입이 어떤 이유로 고갈되면 중국 정부는 공황을 피하기 위해 다시 외환보유고를 대량으로 매각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에도 적극적인 재정 부양책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WSJ는 설명했다.

자본도피가 늘어난다는 증거가 있다. 바로 중국의 국제수지(BOP)에서 ‘오차·누락’ 항목이다. 이 항목은 무역과 투자 등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지 않아 기록에 남지 않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중국 국경을 넘어 이동한 자본을 뜻한다.

대부분 나라에서 이 항목은 비교적 소액에 그친다. 그러나 중국은 2014년 이후 대폭적인 마이너스 상태가 계속되는 수수께끼가 일어나고 있다. 2014년은 바로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한 10년간의 상승 추세를 끝낸 시기다. 이에 로디엄그룹 등 전문가들은 이 항목이 비공식적인 자본도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의심해왔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BOP의 ‘오차·누락’ 항목의 자본유출 규모는 1310억 달러(약 155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대규모 자본유출이 일어났던 2015~16년 상반기 평균 약 800억 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WSJ는 수년 전 시행된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방지대책이 효과적이었지만 비공식 채널을 통한 자본도피에는 중국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환율을 통해 무역전쟁으로부터 받는 압력 일부를 상쇄하는 것을 주요 생존전략으로 펼쳐왔다. 그러나 이런 자본도피가 가속화하고 여기에 통제 불능의 국내 식품가격 상승이라는 위험이 더해지면 위안화 약세 전략은 한층 위험해질 것이라고 WSJ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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