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소주’ 타이틀을 놓고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자존심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분위기에서 ‘처음처럼'이 일본 제품이라는 악성 루머에 시달려온 롯데칠성음료는 국산 제품임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진로’ 출시를 통해 헤리티지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인 롯데주류는 최근 일본 관련 허위 사실 유포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한일 무역갈등으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온ㆍ오프라인 시장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법무법인 율촌과의 협업을 통해 허위 사실에 기반한 비방 기사 및 게시물들에 대한 1차 모니터링을 완료했다"며 "이중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있거나 심각한 수준의 모욕적 표현을 반복해 민ㆍ형사상 법적 조치가 가능한 악성 게시물 및 영업방해 행위 20여 건에 대해 내용증명 및 고소. 고발장을 발송 및 접수했다"고 했다.
롯데주류는 향후 허위 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주류는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태생을 알리는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6년 출시된 처음처럼은 1926년 강릉합동주조에서 생산한 '경월'이 모태다. 회사는 "약 90년의 역사가 있는 브랜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주류는 한글날을 맞이해 5일 베트남 후에시에서 한국문화 알리기 행사를 진행하는 등 ‘한국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며 왜색 지우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하이트진로는 1975년 출시된 진로 소주 라벨을 리브랜딩(제품과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광고 콘셉트, 이름을 바꾸는 과정을 통칭)한 제품을 통해 전통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4월 소주 브랜드 진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제품 '진로(眞露)'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이 제품이 브랜드 정통성을 반영하되 젊은 층에게 새로움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라벨 사이즈, 병 모양, 병 색깔 등 과거 디자인을 복원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뉴트로 제품은 95년 전통의 하이트진로만이 선보일 수 있는 제품“이라며 ”20대에게 신선함과 새로운 주류문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뉴트로 풍의 포스터, 캐릭터 이야기를 담은 SNS 콘텐츠, 판촉 홍보물 제작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출시 반년을 맞은 뉴트로 진로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로는 앞서 7월 출시 72일 만에 1000만 병 판매를 돌파했다. 회사 측은 "출시 당시 목표한 연간 판매량을 2개월 만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