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체ㆍCJ손맛체…한글에 빠진 기업들

입력 2019-10-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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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나체(빙그레)
▲메로나체(빙그레)
"메로나체ㆍ을지로체를 아시나요."

한글날을 앞두고 기업들의 서체 마케팅이 한창이다. 기업들의 서체 마케팅은 일종의 사회공헌이다. 서체 마케팅은 무상으로 서체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정체정을 알리는 수단이 된다.

또 '특별함'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부합하기 때문에 서체마케팅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빙그레는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 '메로나'를 연상시키는 ‘메로나체’를 8일 공개했다.

메로나체는 메로나 아이스크림의 네모난 형태와 산뜻한 맛을 글꼴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서체는 빙그레가 비용을 부담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한국글꼴개발연구원이 자문을, 윤디자인그룹이 디자인을 맡았다.

빙그레는 한글날이 창립기념일이다. 빙그레의 오너인 김호연 전 회장은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구선생의 손녀사위로 김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2015년부터 한글 글꼴을 개발해왔다. 빙그레체, 빙그레체Ⅱ, 빙그레 따옴체 등도 빙그레가 만든 서체로 이미 합산 다운로드수가 100만건을 넘어섰다.

▲을지로체(우아한 형제들)
▲을지로체(우아한 형제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을지로 간판 장인들이 함석판, 나무판 등에 붓으로 쓴 글씨를 활용한 ‘을지로체’를 내놨다. 을지로체는 페인트 붓글씨 특유의 느낌을 살려 획의 시작은 힘차고, 마지막은 부드럽게 마무리 된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매년 한글날마다 무료 서체를 배포하고 있다. 한나체, 주아체, 도현체, 연성체, 기랑해랑체, 한나체 등을 앞서 선보였다.

도서전문몰 예스24도 한글날을 맞아 ‘예스체’, ‘예스 명조체’, ‘예스 고딕체’ 3종의 서체를 개발했다. ‘예스체’는 7일부터 다운로드가 가능해졌고 ‘예스 명조체’와 ‘예스 고딕체’는 내달 공개된다.

‘예스체’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뻗어나가는 문화 콘텐츠 허브로서의 예스24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햇살, 햇빛’을 그래픽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숙박 예약 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지난해 한글날 '잘난체'라는 서체를 배포했고 GS칼텍스는 지난 2월부터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한 '독립서체' 캠페인을 열고 독립운동가인 한용운과 윤봉길, 백범 김구 선생의 서체를 선보인 바 있다.

CJ제일제당과 하림도 식품의 특성을 손글씨로 표현한 'CJ손맛체'와 '하림신선체'를 개발해 활용 중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서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브랜드 친화적인 고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삽입되는 네이밍을 연상시키는 서체를 통해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서체마케팅은 '수익'보다 '투자'로 인식된다"며 "기존 고객과 미래 잠재 고객에게 기업을 알리는 수단이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 기업의 지속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서체 마케팅 도입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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