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또 ‘빈손’…연내 북미 정상회담 ‘가물가물'

입력 2019-10-06 17:02 수정 2019-10-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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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협상준비 전혀 안돼 실망”…美 “창의적 아이디어 가져갔다”

내달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김정은 참석 사실상 무산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7개월 만에 만난 북한과 미국이 다시 빈손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과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참석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6시간 동안 협상했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김 대사는 협상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와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가지 명백한 것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논평은 오늘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반박했다.

북미는 이날 협상에서 완전한 비핵화 이행 방식과 이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에서 큰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향후 북미 협상 재개와 관련해 김 대사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해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북한이 이번 협상 결렬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면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북미 협상이 연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이 ‘영변 폐기+α’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대북 제재 유지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미 협상이 표류할 개연성도 다분하다. 미국이 상응 조치로 북 체제 안전보장과 종전선언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재개나 남북 철도연결 등 구체적인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내놓지 않는 한 북한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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