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이 1조 원에 육박하지만 매년 거두는 순이익은 50억 원대에 불과한 상장사가 있다. 한·일 무역분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수혜를 보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신성통상 얘기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신성통상은 2019회기(2018년 7월~2019년 6월)에 연결기준 9549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6.3% 늘었지만 매출원가와 판관비 증가율이 그에 못 미쳐 수익성 측면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인 40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순이익은 52억 원으로 전년보다 30.8% 감소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4%대지만 순이익률은 1%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신성통상의 이러한 성적표는 과중한 외부 차입 때문이다.
신성통상은 ‘TOPTEN10’을 중심으로 한 자체 패션 브랜드의 매출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금 및 설비투자 관련 자금 소요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2016년 6월 말 기준 회사의 총 차입금 규모는 3471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6월 말 현재까지도 3083억 원으로 3000억 원 전후에서 유지되고 있다.
총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은 1323억 원으로 42.9%를 차지한다. 단기차입금 비율이 최근 3년간 63.9%에서 56.4%, 그리고 현재의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점은 단기적 차입금 상환 부담을 덜게 해준다. 그럼에도 차입금 의존도가 40%대 중반에서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신성통상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신성통상이 최근 10년 동안 차입금을 쓰면서 지출한 총 이자비용만 1524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2450억 원의 62.2%에 달하는 규모다. 한 해 옷을 팔아 1000원을 벌어들이면 원금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는 데만 600원을 쓴다는 의미다. 여기에 외환손실 등이 더 붙으면서 10년간 연평균 순이익은 55억 원에 그쳤으며 2011회기를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순이익률이 1%를 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신성통상은 최대주주 지분이 60%를 넘고 매년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배당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년간 현금배당에 나선 것은 2011~2012회기 단 두 차례에 그친다. 금액으로는 2억 원 중반이며 배당성향은 2%, 2.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