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가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임상 3-1상에 실패한 '엔젠시스(VM202)'에 대한 추가 임상으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한다. 2022년까지 최소 3개 질환에 대한 미국 시판 허가를 획득하겠단 계획이다.
김선영<사진> 헬릭스미스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엔젠시스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미완의 성공이라 본다"면서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엔젠시스의 효과와 안전성은 임상 2상에 이어 3상에서도 재차 확인됐다. 주사 부위 이상 반응은 1건을 제외하고 경미한 수준에 그쳤으며, 장기추적 조사에서는 약물에 직접 관련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38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투여 후 3개월과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각각 통증 감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김 대표는 "등록된 환자가 많고 데이터 질이 우수한 사이트(병원)에서는 통증 감소 효과가 더욱 명확했다"면서 "사이트 관리를 잘하면 엔젠시스는 굉장히 뛰어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놀랍게도 임상 시험 중 완치 환자가 발견됐다"면서 "이는 확실한 약물 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재생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후속 3상 임상은 2~3개의 중형 임상으로 진행된다. 각 임상에 150~200명의 환자를 모집해 5~10개 사이트에서 실시한다. 올해 연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하고 최대한 신속히 시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후속 3상은 내년 1월에 시작해서 1년 내 마치고 2022년 2월에 품목허가(BLA)를 제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결과적으로 저희가 범용적 BLA를 제출하겠다고 미리 밝혔던 시기와 비슷하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루게릭병과 샤르코-마리-투스병에 대한 임상에도 속도를 낸다. 이들 희귀질환에 대해서는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약가가 높은 만큼 이들 질환의 BLA를 조기 획득하면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약가도 유리하게 책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게릭병은 임상 2상이 12월 시작될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2021년 말 BLA를 신청할 수 있다. 이밖에 허혈성 파행(임상 2상) 당뇨병성 족부궤양(임상 3상), 마약성 진통제 감소(1/2상 시작 예정) 등 엔젠시스로 총 6가지 임상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헬릭스미스는 혁신신약을 자체 개발해 미국에서 대규모 임상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바이오 기업"이라며 "미국에서 2022년까지 최소 3가지 질환에 대한 시판허가를 획득해 2025년까지 유전자치료제로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8일 보유주식 34만 주를 아들 김홍근 씨에게 증여했다. 엔젠시스의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김 대표를 이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그는 "임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증여했는데 솔직히 증여세를 낼 여력도 없다"면서 "어떻게 할지 다음 주까지 결정해서 알리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라벨링 변경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대표는 "6월에서 8월에 걸쳐 주가 하락을 원하는 세력이 50여 가지 임상 실패 루머를 시장에 뿌렸고 그중 하나"라면서 "라벨링 변경이 일어났는데 FDA에 보고하지 않았다면 헬릭스미스가 다시는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 만큼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