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10일 한남3구역 조합에 단독으로 입찰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이 공문에서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단독 참여 시공사 선정에 대한 열망을 잘 알고 있기에 처음부터 단독 입찰을 기반으로 모든 것을 준비했다”며 “당사는 조합의 입찰 마감일인 내달 18일 오후 2시에 단독으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것을 확약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한남3구역은 컨소시엄(공동도급) 구성도 허용한다는 입찰 공고를 올렸다. 이에 조합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컨소시엄보다 건설사 단독으로 시공을 맡는 것이 향후 아파트 품질과 브랜드 상품성을 더 높일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반면 건설사들은 재개발 사업 규모가 클수록 자금 조달 부담을 덜고 미분양 발생에 따른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컨소시엄을 선호한다. 한남3구역은 한남동 일대(38만6395.5㎡)를 개발해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 동 총 5816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국내 재개발 최대 규모로 예상 공사비만 1조8881억 원에 달해 건설사 입장에서 단독 수주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림산업·GS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SK건설(접수순) 등 총 5곳의 건설사가 참여했다. SK건설이 갑작스럽게 수주전에 참여하면서 컨소시엄 구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조합원 다수가 컨소시엄 불가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조합은 오는 11월 정기 총회에서 컨소시엄 불가로 입찰 조건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조합 계획이 불투명해진 상황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대림산업은 단독 수주 의지를 가장 먼저 드러내 조합원들의 환영을 받게 됐다. 조합원의 선택을 받아야 사업을 수주할 수 있기 때문 나머지 참여사들도 단독 수주로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럴 경우 굳이 입찰 조건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지연할 필요가 사라진다. 이에 단독 입찰 여부에 대한 나머지 회사의 입장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남3구역의 발목을 잡던 소송 리스크도 덜어졌다. 구역 내 로얄팰리스 아파트 일부 소유주가 재개발에 반대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10일 패소해서다. 이날 서울고등법원은 한남3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 행정소송에서 서울시에 손을 들어줬다. 앞서 1심에서는 서울시가 패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바뀐 것이다.
앞서 로얄팰리스 아파트 소유주는 한남3구역 재개발에서 제외해 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재개발에 반대한 이유는 사업 진행시 아파트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