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에… 대전 ‘꼿꼿’, 대·광·세 ‘흔들’

입력 2019-09-05 09:56 수정 2019-09-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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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주택시장을 떠받쳐온 대구ㆍ광주ㆍ세종시 주택시장이 비틀거리고 있다. 일명 대ㆍ대ㆍ광(대전ㆍ대구ㆍ광주)과 세종 중 대전시 한 곳을 제외하고는 주택경기 침체와 수급 불균형에 시장의 기대감이 꺼지는 분위기다.

주택산업연구원의 9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에 따르면 대구ㆍ광주ㆍ세종의 주택경기 전망은 일제히 하락했다. 대구(69.6)가 전달보다 17.9포인트 하락했고, 광주(77.7)는 18.8포인트 떨어졌다. 수치가 100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이 해당 지역의 경기를 그만큼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7월까지도 100선을 보였던 세종은 이달 75.0까지 수치가 내려갔다. 그나마 대전(95.8)이 전월 수준을 유지하며 지방 주택시장의 체면을 세웠다.

그동안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지역도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와 물량 적체 등으로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실제 세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이 6676가구인 데 비해 최근 3년간 입주 물량은 연평균 1만3631가구에 달한다. 10년 동안 공급된 아파트보다 최근 3년간 나온 아파트가 2배 이상 많았다는 이야기다.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추가 유입 인구는 줄어드는데 물량 공세가 계속되면서 이는 곧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살펴보면, 세종시 집값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대전시 주택시장은 세종시와 정반대 양상을 보인다. 공급이 세종시에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전은 아파트 공급이 줄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은 세종보다 많은 7276가구이지만 직전 3년간 입주 아파트는 5667가구에 불과했다. 세종시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물량이다.

올해 입주 물량 역시 3883가구에 그친다. 그동안 깨졌던 수급 균형이 최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 서구와 동구 등에서 나타나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수급 부족의 영향이다. 대전의 지난달 아파트 가격은 무려 0.98% 상승했다. 이는 경기도 과천과 광명에 이은 꽤 높은 상승폭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세종시는 그동안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최근에 가격 저항감이 생겼고, 추가 유입 인구는 줄어드는데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택까지 많아지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다”며 “반면 대전은 최근 몇 년간 신규 공급이 부족했던 데다 세종시로 이탈했던 인구가 교육 등 기존 인프라를 찾아 대전으로 유턴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와 대구시 집값 하락도 쌓이는 입주 물량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두 지역의 올해 입주 물량은 각각 1만3253가구, 1만580가구다. 지난 10년치 입주 물량보다 직전 3년간의 입주 물량 역시 많다. 입주 물량 적체에 그동안 오른 가격에 대한 조정, 정부의 규제 기조가 매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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