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FAANG’으로 대표되는 IT 우량주들에 자금이 몰렸으나 최근에는 ‘BAANG’으로 불리는 낯선 이름의 종목들이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BAANG은 배릭골드, 앵글로골드어샨티, 애그니코이글마인즈, 프랑코-네바다, 골드필즈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광산주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이들 종목은 금리 인하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금값 상승에 힘입어 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40~80%에 달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FAANG에서 BAANG로 주역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통 광산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는 큰 비용과 시간이 걸린다. 금값이 하락하면 업체는 금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더 줄인다. 이 때문에 금값이 떨어지면 마진이 줄어 기업들은 적자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금값이 뛰면서 업계의 주름도 펴지고 있다.
BAANG 중 가장 흥미로운 종목은 프랑코-네바다다. 이 회사는 광산업체가 아니라 스트리밍 회사다. 자원채굴권 확보 및 투자회사로, 지리적으로 안전한 나라에서의 귀금속, 석유, 천연가스 등의 권리와 채굴권을 대상으로 투자한다. 장세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일정 마진을 유지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유치한다.
이들 BAANG가 각광을 받게 된 건 레이 달리오 같은 투자 거물들이 ‘금’ 투자를 적극 추천하면서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이끄는 달리오는 지난 7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의 패러다임 변화를 기대한다”며 “금이 최고의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주식과 비슷한 자산에 투자해왔지만, 미국 등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수익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값은 3일에도 크게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1.7%(26.50달러) 오른 155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초 6년 만에 1500달러대에 올라선 금값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 긴장에 대한 우려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높은 위험 회피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안전한 피난처로서 수요가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