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사진>이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에 나섰다. 임원의 약 20%를 줄이고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이끌며 쌍용차의 반등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쌍용차 관계자 등에 따르면 쌍용차는 8명의 임원을 지난달 말일자로 면직 처리했다.
면직된 임원은 전무 1명, 상무 2명, 상무보 5명으로 전체 임원(43명)의 18%에 해당한다.
△해외영업본부장 △부산경남지역본부장 △품질/생기본부장 △중대형제품개발담당 △상품기획담당직속 △차량시험개발담당 △생산기술담당 △생산1담당이 면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예병태 사장은 지난달 중순 회사 정기휴가 이후 면직 임원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담당하던 자리에는 부장급이 임명돼 현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병태 사장은 7월 말 긴급 임직원 담화에서 임원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 쇄신안을 내놓으며 ‘비상경영 TF’를 구성했다.
당시 예 사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2011년 하반기 이후 최대 적자이자 예상보다 큰 어닝쇼크”라며 “시급한 경영 정상화 조치를 9월 중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원 10~20% 감축 △부분적 조직 개편 △직원 안식년제 등을 정상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TF는 조직 개편 등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예 사장은 서울사무소 대신 평택 공장으로 출근해 TF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상화까지 조직별로 TF가 운영될 것”이라며 “경영진이 특정 부분이 아니라 전사적인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8월 한 달간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1만1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가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든 탓에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하던 티볼리 판매가 주춤했고, 전반적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산업 수요 감소 탓에 수출이 여전히 저점에 머물러있다.
재고 역시 쌓이고 있다.
쌍용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쌍용차 제품(완성차) 재고 자산은 총 1661억 원으로 3월 말(962억 원)보다 72.6% 증가했다. 3개월 사이에 재고가 699억 원어치 늘어난 것이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13.07%로 지난해 동기(10.10%)보다 3%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12.11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13.97회)보다 1.86회 낮아졌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재고 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시간이 오래 걸려 회사에 부담을 준다는 뜻이다.
결국, 쌍용차는 7월 초 노조와 합의해 네 차례에 걸쳐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이에 대해 “수출을 앞두고 일부 재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최근 출시한 2020년형 렉스턴·코란도 가솔린과 9월부터 선적될 코란도 수출 물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가솔린 모델을 추가한 코란도는 8월 판매가 전월 대비 39.4% 늘며 내수판매가 전년 누계대비 3.3% 증가세를 유지하는 데 힘을 더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내수 누계에서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 코란도 가솔린 등 강화된 제품 라인업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