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상반기 매출 6.7% 뚝… 영업익·반기순익 모두 뒷걸음질
한국제지·깨끗한나라 적자 지속… 아세아·신대양제지도 실적 주춤
지난해 반짝 실적 상승을 꾀했던 제지업계가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내 제지업계에 따르면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한솔제지를 비롯해 관련 업계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힘겨운 상반기를 보냈다. 산업계 전반의 디지털화로 인한 종이 수요 감소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솔제지는 상반기 7893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년 상반기 대비로는 6.72% 줄었다.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 모두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은 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9% 줄었고, 반기순이익은 120억 원으로 65.09%나 쪼그라들었다.
한국제지와 깨끗한나라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국제지는 매출 2855억 원(-0.15%)으로 나름 선전했지만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각각 -39억 원, -4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깨끗한나라 역시 매출 29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7% 줄었고 영업손실 113억 원, 반기순손실은 250억 원이나 기록했다.
적자가 아닌 수익을 올린 아세아제지와 신대양제지도 전년 대비로는 실적이 모두 떨어졌다. 아세아제지는 상반기 2086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년 대비 13.85% 줄었다. 영업이익은 36.58%, 반기순이익은 27.46% 각각 감소했다. 신대양제지는 1444억 원의 매출로 전년 상반기 대비 15%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각각 244억 원, 2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99%, 22.11% 줄었다.
펄프를 주력으로 하는 무림페이퍼는 그나마 선방했다. 매출 2507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8.02% 늘었다.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도 모두 나아졌다.
매각이 진행 중인 태림포장은 상반기에 매출 2646억 원을 달성, 전년 대비 4.90% 감소하며 부진했으나 영업이익은 113억 원으로 23.31% 늘었다. 다만 반기순이익은 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78% 줄며 실적 상승세가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지산업은 비우호적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1150만 톤의 종이·판지를 생산(세계 5위 규모)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업황 부진으로 흐름이 끊겼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 태림포장 매각과 각 업체의 실적 상승을 위한 사업 재편이 국내 제지업계의 향후 경영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솔제지는 태림포장 인수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무리하게 인수합병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