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바꾸니 생활 양식이 바뀌더라고요. 휘발유차를 몰 때는 무조건 싼 주유소를 찾아다녔어요. 그런데 전기차를 몰고 나니 충전 시간이 대폭 길어져서 인근에 시간을 좀 보낼 수 있는 시설이 있나 찾게 되더라고요.”
최근 전기차를 구입한 A씨는 세탁부터 식사, 독서, 휴식이 가능한 주유소가 있다는 말에 크게 기뻐했다. 2~3분이면 주유가 가능했던 기존 내연 기관차와는 달리, 전기차는 80%를 충전하는 데 40여 분이 걸린다. 이에 따라 전기차 운전자들은 저렴하기만 한 주유소가 아니라, 놀 거리와 휴식 공간이 갖춰진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27일 방문한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 SK 영등포 행복 주유소는 이러한 전기차 운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한 곳이다. 이 주유소는 SK네트웍스가 시작한 전기차 충전 서비스 브랜드 ‘ev Most’를 달고 있다. 이 곳에는 전기차 충전 시설뿐만 아니라 세탁과 건조를 할 수 있는 ‘셀프 빨래방’, 기다리는 동안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주유소 내 셀프 빨래방인 ‘펭귄 하우스’안에는 직접 빨래와 건조를 할 수 있는 코인 세탁 장비와 세탁소처럼 양복, 운동화, 이불 등을 전문 세탁 시설에 맡길 수 있는 ‘무인장비(SBOX24)’가 갖춰져 있다. 그리고 한쪽에는 세탁을 하는 동안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와이파이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된다.
이곳 주유소의 가장 큰 특징은 모두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주유소와 충전시설뿐만 아니고 세탁방과 카페까지 모두 ‘셀프’다. 빨래방 옆에 자리한 ‘셀프 카페’ 역시 사람이 아닌, 기계를 통해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SK 영등포 행복 주유소가 ‘할 거리’와 ‘마실 거리’를 갖췄다면, SK 신월 남부 주유소(양천구 신월동)는 ‘먹을거리’로 가득한 곳이었다. 이 주유소 전기차 충전시설 주변에는 CU 편의점과 2층 규모의 맥도날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 주유소를 방문한 전기차 운전자들은 차가 충전되는 시간 동안, 편의점과 맥도날드에서 가벼운 식사나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들 주유소를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향후 전기차 충전시설이 구축된 직영 주유소 인근 500m 내 맛집 추천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 전기차 운전자들이 충전 시간 동안 지역 내 숨은 맛집을 탐방하는 등 식도락을 즐길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차 중심의 ‘모빌리티 스테이션’으로 탈바꿈된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도 새롭게 오픈될 예정이다. 전용 라운지, 복합 콘텐츠 공간이 갖춰진 연면적 3300㎡ 이상의 랜드마크로 신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