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하계 수시 인사에서 해외 지역 생산 및 판매 담당과 해외 법인 소속 임원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이 필요한 사업장에 변화를 주고, 현대·기아차가 강조해온 해외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19일 현대·기아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에서는 △터키법인(HAOS) 해외영업담당 △미주생산지원팀장 △아중아생산지원팀장 △체코법인(HMMC) 재경 담당 △상용 러시아판매법인장이 면직됐다.
기아차에서는 △중국법인 옌청공장(DYK) 기획본부장 △미국법인 조지아공장(KMMG) 생산실장 △중남미권역본부장 △유럽권역재경실장 △유럽·아중아생산지원팀장이 교체됐다. 두 회사 임원의 면직 시점은 모두 7월 31일 이후다.
인사 대상자가 해외 지역 생산·판매 담당, 법인 임원에 집중된 것을 두고 2019년을 ‘V자 회복’ 원년으로 삼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해외 사업장은 설립 초기와 달리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2008년 설립 후 급속히 성장했지만, 2016년 35만8000대 판매를 기록한 뒤 성장세가 꺾였다. 터키공장도 판매실적 23만대를 2016년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기아차의 미국법인 조지아공장의 경우 2010년 설립 후 매년 30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18년에는 23만대 남짓에 머물렀다.
정 부회장은 이러한 해외 사업장의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둬왔다. 지난 7월 중순 하반기 법인장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권역 본부와 법인별 재무책임자를 서울 양재동 본사로 소집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법인별 재무 현황을 보고받고 하반기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 발령 시점은 해당 회의 이후와 맞물린다. 따라서 정 부회장이 보고받은 상반기 실적과 앞으로의 계획을 토대로 인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현대·기아차가 ‘V자 회복’의 방안으로 제시한 ‘해외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7월 말 상반기 실적발표회에서 “해외권역본부가 중심이 되는 현장 책임 경영체제를 수립하겠다”며 “이를 통해 생산·판매·물량·손익 최적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