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공격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너무 거만하게 빨리, 많이 긴축한 그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연준”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한 사실을 언급하며 “연준이 금리를 더 큰 폭으로 더 빠르게 내려야 한다”면서 “어리석은 양적긴축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연준 공격은 미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고 CNBC방송은 평가했다.
이날 미국 미 국채를 비롯한 주요국 금리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6%를 하회했고, 30년물 국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연준을 겨냥한 트럼프의 날선 비판은 계속돼 왔다. 지난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에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중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에 비해 충분히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일을 매우 쉽게 처리할 수 있는데도 무능한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라며 “어쨌든 우리는 이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나라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연준이 이해한다면 훨씬 더 쉬울 것이지만 연준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에도 중국 위안화의 환율 가치가 급락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한 트위터에서 “연준은 듣고 있나”라며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연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미국 정부의 연준 비판은 전방위적이라고 봐두 무방할 정도다. 전날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연준이 연말 전에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또는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강경 태도는 환율전쟁으로 번진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풀이했다.
중국 정부가 추가 관세 부과에 맞서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위안화 약세를 묵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위안화 약세를 극복하려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게 트럼프의 인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CNBC는 트럼프의 트위터 글이 연준이 아직 양적긴축을 진행중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연준이 지난번 회의에서 당초 9월 말로 예정됐던 미국 국채 등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을 2개월 앞당겨 종료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