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곳의 영업이익만 1년 새 25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달 31일 기준 시총 상위 100대기업 중 올해 상반기 연결실적을 발표한 55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42조8206억 원으로 1년 새 3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2조3674억 원으로 1.23% 늘었다.
시총 상위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수급 불균형 해소 시점이 지연되며 반도체업체의 절반이 넘는 29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2조8304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30조5112억 원) 대비 17조6808억 원(57.9%)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도 7조9371억 원(79.8%) 감소했다.
양사 영업이익 감소액은 25조6179억 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도 국내 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8.8% 줄어 산업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석유화학·철강·IT·제약 등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정제마진 부진·스프레드 악화 여파를 받고 있다. LG화학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42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541억 원) 대비 8113억 원(59.9%) 줄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7346억 원(-47%), 에쓰오일은 4773억 원(-72.6%) 감소해 석유화학업체 3곳이 영업이익 감소액 3~5위에 나란히 올랐다.
이어 포스코의 반기 영업이익은 1년 새 4685억 원(-17.1%) 감소했고 LG전자 3259억 원(-17.3%), 현대중공업지주 3229억 원(-48.2%), 삼성물산 2615억 원(44.5%), 현대제철 2241억 원(33.5%), GS건설 2113억 원(-34.7%) 등이 영업이익 감소액 상위 기업에 꼽혔다.
다만, 실적 개선세가 돋보인 곳은 자동차, 조선 업종 정도에 그쳤다.
특히 자동차는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658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1277억 원으로 4695억 원(71.3%) 늘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도 1조6321억 원에서 2조626억 원으로 4305억 원(26.4%) 증가했다.
이어 신한지주의 영업이익은 1년 새 2097억 원(8.4%) 증가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1539억 원(236.4%), 현대모비스 1400억 원(14.3%) 순으로 실적이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