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SUV 출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주력 모델 교체시기가 임박한 기아차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지만 두 회사의 점유율은 안정적으로 8%대에 진입했다.
2일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작년 8월에 시작한 판매 증가세(전년 대비)가 지난달까지 이어져 12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7월 미국 시장에서 팔린 현대차는 5만7340대. 지난해 같은 기간(5만1137대)보다 무려 12%나 증가한 규모다.
싼타페와 코나의 꾸준한 판매, 팰리세이드 추가 투입 등으로 SUV 판매기록(월 기준)도 다시 썼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5만3405대를 팔아 전년 동월(5만3112대) 대비 0.6% 판매량이 증가했다. 소폭이지만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졌다.
기아차 북미법인은 7월까지 연간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현대ㆍ기아차 통합 점유율 8%대 재진입=중요한 포인트는 시장 점유율이다.
미국시장이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가운데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메이커 가운데 GM이 선전하는 반면, 포드는 급락 중이다. 나아가 미국에서 한국차와 맞경쟁하는 일본차의 점유율도 하락세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각각 4.2%와 3.8%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현대차는 0.5%포인트 상승했고 기아차는 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7월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7월보다 0.4% 포인트 증가한 8.0%에 달했다.
1월 6.9%에서 시작한 두 회사의 통합 점유율은 2월(7.1%)과 3월(7.4%)을 거쳐 4월(8.2%)부터 8%대에 재진입했다. 현대‧기아차의 월 판매 기준 미국 점유율이 8%에 올라선 것은 2016년 11월(8.3%) 이후 29개월 만이었다.
이후 5~7월까지 시장 점유율이 각각 △8.1%와 △8.1% △8.0%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회복세는 SUV 판매 증가가 주효했다. 지난달 세단 판매가 전년 대비 –6% 성장한 반면, SUV는 무려 39%나 증가했다.
엑센트(-2%)와 엘란트라(-16%), 쏘나타(-27%) 판매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코나(+53%)와 투싼(+11%), 싼타페(+17%) 판매가 이를 만회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 역시 지난달 4464대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회복에 큰 힘을 보탰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G70(지 세븐티) 효과로 제네시스 브랜드 전체도 지난해 대비 220%나 증가한 1966대 판매를 기록했다.
세단이 부진하고 SUV가 판매를 주도하는 양상은 기아차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아차 세단이 –5%로 역성장하는 사이 SUV와 RV 판매는 총 8% 증가했다.
포르테(K3 현지명)가 신차 효과를 앞세워 전년 대비 판매가 22%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K5와 스팅어 판매는 각각 –20%와 –27%를 기록했다.
반면 스포티지가 전년 대비 22% 판매가 늘었고, SUV 텔루라이드도 4559대가 팔리면서 점유율 방어에 힘을 보탰다.
◇GM과 현대‧기아차 증가…포드와 日업체 점유율 하락=미국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드는 사이 차종별로 판매 희비가 엇갈렸다.
7월 한 달 사이 픽업트럭은 전년 대비 11% 판매가 증가한 가운데 대형세단과 중형세단 판매는 각각 –15%와 –9%를 기록했다.
메이커별로는 GM의 판매 회복세가 뚜렷했다.
7월 GM의 판매는 전년 대비 8.0%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0.9%포인트 증가한 16.8%까지 늘어났다. 반면 포드의 점유율은 13.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저성장 기조에서 일본차, 특히 닛산 판매가 부진했다.
7월 닛산의 미국 판매는 전년 대비 9%나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0.9% 하락한 7.1%에 머물러 현대기아차의 통합 점유율에 한참 못 미쳤다.
토요타는 판매 정체를 빚었고 지난해부터 부침을 겪었던 혼다의 판매는 전년 대비 2% 수준 증가했다.
◇8세대 쏘나타가 힘 보태는 하반기 더 긍정적=남은 하반기에 현대차는 8세대 쏘나타를 현지에 선보인다. 이제 막 출시한 엔트리급 SUV 베뉴 판매가 안정화되면 판매와 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역시 연말 K5와 내년 쏘렌토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잇따른 신차 출시로 인해 인센티브 감소 효과도 나타났다. 과도한 인센티브 없이 신차 중심으로 판매가 원활해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시작된 셈이다.
7월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인센티브는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판매 차종이 노후화되면서 할인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혼다(+4%)와 BMW(+3%), 다임러(+2%)가 각각 전년 대비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판매에 주력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 인센티브는 오히려 전년대비 8%와 18%씩 줄었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가 잇따르면서 인센티브 규모를 줄였고 기아차 역시 재고 소진이 원활해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