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최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일부 인력에 대해 업무 재배치를 시사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규직 전환 인력에 대해서 “(풀필먼트센터 재배치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풀필먼트는 물류업체가 고객 주문에 맞춰 제품을 분류, 포장, 배송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앞서 지난 1일 홈플러스는 무기계약직 사원 1만4283명을 정규직으로 발령내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 중 약 62%에 달하는 인원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홀딩스㈜ 등 홈플러스의 전체 임직원 2만3000여명 중 정규직 비중은 무려 99%(2만2900명)를 기록하게 됐다. 이 같은 정규직 전환은 국내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홈플러스의 이번 정규직 전환은 별도의 자회사 설립이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령내면서 기존 관리직 직원과 동일한 승진 프로세스를 밟게 됐다. 선임으로 5년간 근무하면 주임으로 직급이 상승되며, 4년 후에는 대리로, 그 이후에는 근무 평가와 근속년수에 따라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이 점장으로도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근로자들이 캐셔 업무 외에 다른 업무에 투입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제 최근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시흥점 직원 일부를 지난해 스페셜 매장으로 전환한 안양 지역 풀필먼트로 발령냈고, 추가 전배도 추진 중이라며 ‘노조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임 사장은 “점포 인력이 다른 업무를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해당 사업에서 일할 것”이라면서 “현격한 수준이거나 불이익을 감수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 풀필먼트센터는 지난해 인천 계산점에 구축됐고, 내달 안양점, 원천점을 비롯해 2021년까지 10개 점포에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