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의 모습은 소설 같지만, 적잖은 기술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IT기술과 접목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s)와 자율주행기술 등을 개발, 적용하고 있는 덕분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을 뛰어넘어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백과사전 두께의 사용설명서(매뉴얼)도 디지털 영상으로 자동차에 내장되거나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사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운전자가 적잖다.우리가 몰랐던, 매뉴얼을 통독하기 전까지 알 수 없었던 자동차의 다양한 숨은 기능을 찾아보자.
◇이 차 주유구는 어디 있지? =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나아가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최근 빠르게 늘어난 게 셀프 주유소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시스템이다.
종종 내 차가 아닌, 다른 차를 운전할 때 주유구 위치를 몰라 허둥대기도 한다. 그러나 주유구 위치는 엄연히 계기판에 표시돼 있다.
예컨대 계기판에 나와 있는 연료 게이지 옆에는 주유기를 상징하는 작은 이미지를 심어놨다. 이 옆에는 작은 삼각형이 존재하는데 삼각형이 왼쪽으로 향했다면 주유구가 왼쪽에, 오른쪽으로 향해 있다면 주유구가 오른쪽에 있다.
최근에는 주유구 방향을 의미하는 이런 삼각형마저 사라지고 있다. 정유사가 고안해 내는 주유기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주유소의 주유기기는 자동차의 주유구 방향과 관계없이 기름을 넣을 수 있기도 하다. 이른바 ‘논 스페이스(Non space)’ 주유기다.
날씨 탓에 주유구 커버가 결빙됐거나 잠금장치의 고장 등이 대부분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주유구는 운전석 근처에서 레버를 당기면 커버가 열린다.
예전에는 주유구 커버까지 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이 많았다. 최근에는 ‘솔레노이드 방식’의 열림 장치가 대부분이다. 솔레노이드 방식은 전자석을 이용한 것으로 전기신호를 보내면 여기에서 전력이 발생해 잠금장치를 해제한다.
유럽에서는 주유구 커버를 한 번 누르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이른바 ‘토글’ 방식도 유행이다. 이 경우 차 문을 잠그면 주유구 커버도 잠긴다.
주유구 커버가 열리지 않는다면 이런 장비들이 고장 났다고 봐야 한다. 이때는 트렁크를 열어보면 답이 나온다. 주유구 방향 쪽에 작은 레버가 달려 있는데 이걸 당기면 주유구 커버를 물리적으로 열 수 있다. 차종별로 내장재 안쪽에 레버를 감추기도 한다.
개문 사고는 주행 도중 일어나기보다 정차 직후 일어난다. 차가 멈추면 어린 자녀가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에 차 문을 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뒷도어의 경우 어린 자녀가 쉽게 문을 열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이른바 ‘차일드 록’ 또는 ‘차일드 세이프티 록’ 기능이 달려 있다. SUV와 세단, 해치백을 막론하고 뒷문이 달린 차의 대부분이 이런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다.
문을 열어보면 작은 구멍이 존재하는데 이곳에 차 열쇠를 꽂아 넣고 돌리면 잠금장치를 실행할 수 있다. 차일드 록 기능을 실행하면 차 안에서 문을 열 수 없다.
일반적으로 잠금장치 주변에 열림 레버가 있다. 차종마다 다르지만 레버를 당기거나 돌리면 트렁크를 쉽게 열고 빠져나올 수 있다.
주로 트렁크가 실내공간과 분리된 세단형 승용차에 많이 달리고, 트렁크가 실내와 연결되는 해치백이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에는 달리지 않는다.
깜깜한 트렁크 안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레버는 주로 야광 또는 형광색으로 표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