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급여 수준’보다 ‘근로 장소’가 더 중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직자는 ‘근로 시간’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 제정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가 청년 구직자 1158명, 재직자 6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선택 시 고려 요소 및 요소별 중요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청년 구직자는 일자리에서 ‘근로 장소’의 중요도 값이 31.43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그 뒤를 ‘급여 수준(31.43)’, ‘회사의 안정성(20.77)’, ‘회사의 성장성(16.15)’이 이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급여 보다 근로 장소를 더 중시한다는 부분이 특이점”이라며 “몇백 만 원 더 받는 것보다 집에서 근접한 곳에서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년 재직자의 경우는 ‘근로 시간’의 중요도 값이 38.0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급여 수준(33.32)’, ‘조직 문화(28.59)’가 그 뒤를 이었다. 즉 급여 수준보다 근로 시간을 더 중시하는 셈이다.
유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유 교수팀이 제안하는 ‘건강한 일자리’는 ‘연봉 2700만 원을 넘고, 근로시간은 40시간,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내인 회사다. 조직문화는 수평과 수직이 조화로운 것을 가장 선호했다. 청년 구직자와 재직자는 수직적인 문화를 싫어하지만, 수평적 조직 문화를 그리 선호하지도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제 이후 토론에 참석한 박강산 충북대학교 학생은 “청년과 기업 사이에 ‘스펙’이라는 장벽 존재한다”며 “ 뚜렷한 목표가 없는 구직자의 경우 잘 할 수 있는 일보다 어떤 장소에서 얼마를 받는지를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구직자로서 중소기업에 관한 정보를 더 잘 알 수 있게끔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은 정보 싸움”이라며 “대기업 정보는 잘 노출되지만,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정보는 상대적으로 얻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기관에서도 앞장서서 홍보해 기업 방문이나 인턴십 제도로 이어지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우리 경제가 조속히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중앙회는 여러 중소기업단체들과 힘을 합쳐 스마트한 청년 일자리가 중소기업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또 중소기업 일자리들이 스마트하게 변모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