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 특히 요식업 창업을 꿈꾸는 예비 오너들에게는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 수 많은 장애물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의 인정도 받고 돈도 많이 버는 것.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상이다. 하지만 현실이 어디 그러한가. 처음부터 장사가 잘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르기 까지 ‘초짜 사장님’들의 고민은 뭐니뭐니해도 ‘임대료’와 ‘인건비’다. ‘공쳐도’ 꼬박꼬박 나가는 돈이다. 이‘숙적’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압하느냐에 사업 성패가 갈린다.
기자가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운영중인 공유주방 위쿡에서 1일 창업준비 체험을 하고 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초보 장사꾼’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라는 점이다. 임대료와 초기투자비용 부담을 큰 폭으로 덜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자는 음식장사를 위해 퇴직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번 체험에 ‘자의반 타의반’낙점됐다. 상업적 조리를 한다는 것. 즐거움과 고됨이 공존하는 문외한은 모르는 묘한 시간이다. 힘에 부쳐 업을 떠났던 사람들이 회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한 가지다.
우선 사전답사를 통해 위쿡 공유주방의 장비 및 동선등을 살핀 결과 베이커리에 적합했다. 공정이 복잡하지 않은 식빵, 소보로빵, 티라미수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위쿡 사직지점 주방에는 빵 반죽생산에 쓰이는 반죽기 두 종류가 있다. 소량 및 대량생산에 적합한 장비가 각 1대씩이다. 오븐은 대형 제과점이나 대량 생산공장에 쓸 정도는 아니지만 한 번에 넉넉하게 식빵 12덩어리와 소보로빵 40개 정도를 구워낼 수 있는 수준이다. 취미로 홈베이킹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명품’급인 ‘우녹스’, ‘스메그’ 브랜드 오븐도 있다. 소규모 베이커리 카페 운영자들도 흔히 쓸 정도로 유명한 제품이다.
조리시설의 성능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또 최대한 짧은 동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작업대와 조리시설이 배치돼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덕분에 낯선 환경이었지만 조리시간을 예상보다 30분 정도 단축할 수 있었다. 칼이나 도마, 믹싱볼 등 소도구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 재료만 사오면 음식을 만드는데 지장이 없다. 대형 가마솥과 튀김기, 화구도 모두 ‘업장’급이다. 한식,중식,양식,일식 모두 조리가능한 수준이다.
철저한 위생관리도 눈에 띈다. 주방내에는 설거지대와 재료세척 그리고 손세정용 개수대가 각각 별도로 마련돼 있다. 행주도 작업대 청소용, 설거지용 등으로 색깔이 다르다. 교차오염을 최대한 막겠다는 뜻이다. 이용자들의 조리경력과 무관하게 무조건 30분 이상의 위생교육을 받아야 주방에 출입시킨다. 조리화 조리복 조리모 앞치마 중 하나라도 갖추지 않으면 주방에 들어갈 수 없다. 기본 중 기본이지만시중 음식점에서 가장 잘 안지켜지는 사항 중 하나다.
체험을 통해 위쿡의 공유주방이 시험용 주방을 만들 수 없는 초기 창업자들이 아이디어 수준의 메뉴를 현실화 시키거나 기존 사업자들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세컨드키친으로 활용하기에는 적절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날 체험중 인 공유주방에서는 카페에 타르트를 납품하는 창업초기 운영자와 신제품인 팥물을 테스트 중 인 중화요리 밀키트 전문업체 쉐프홈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가게의 효율적 운영과 신제품 개발에는 분명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사업이 안정적 단계에 들어섰거나 사업확장이 필요한 경영자들을 위한 4곳의 개별 주방도 마련해 뒀다. 월 임대료가 200만 원 수준이지만 보증금이나 권리금 등이 들지 않아 유리하다. 주방 대여뿐 아니라 종합적 판매전략도 지원한다. 우선 요식업 경력자 출신 매니저들이 이용자들의 작업을 지켜보면서 조언도 해준다. 온라인 홍보나 포장에 대한 컨설팅도 가능하다. 제품 홍보사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도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