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밥솥 업체인 쿠쿠와 쿠첸이 사업 다각화에 힘을 주고 있다. 국내 쌀 소비량 감소와 반려동물, 전기레인지 시장 등이 커지면서 ‘외도’의 필요성이 높아진 탓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매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kg을 기록했는데 이는 1988년 연간 쌀 소비량이 122kg인데 비해 절반 수준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앞으로 1인당 쌀 소비량이 10년간 연평균 1.9%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밥솥 내수 시장이 포화된 것도 영향을 미쳐 밥솥 업계는 다각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1위 밥솥 업체인 쿠쿠전자는 지난달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펫 시장 공략에 나섰다. 쿠쿠가 론칭한 브랜드 ‘넬로(Nello)’는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 수의가 등 전문가 집단의 조언을 받아 펫 전용 상품을 개발한다. 넬로가 출시한 첫 번째 제품은 ‘펫 에어샤워 앤 드라이룸’이다. 이 제품은 목욕 뒤 반려동물의 털을 빠르게 말려주는 건조 기능에 더해 먼지를 털어주는 에어샤워 기능을 갖췄다.
쿠쿠는 전기레인지 시장이 커지는 데 발맞춰 전기레인지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쿠쿠는 이날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레인지’의 라인업 중 하나로 ‘CIHR-HL301FB’를 출시했다. 신제품에는 최근 전기레인지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프레임리스 타입을 적용했다. 동시에 쿠쿠 밥솥 등에 적용된 IH(인덕션히팅) 기술과 특허기술인 ‘초고온 모드’가 탑재됐다.
쿠쿠는 2010년부터 뛰어든 렌털 사업에도 활약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렌털 사업 부문 ‘쿠쿠홈시스’를 인적분할했다. 지난해 쿠쿠홈시스의 매출액은 4188억 원을 기록해 경쟁 업체인 청호나이스를 300억 원가량 차이로 제쳤다. 쿠쿠홈시스는 작년 10월 론칭한 ‘쿠쿠 인스퓨어’ 브랜드로 청정 생활가전 이미지를 굳히고, 렌털 기업의 전문성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쿠첸은 전기레인지와 유아 가전을 중심으로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전기레인지 시장이 확대하는 가운데 지난해 쿠첸의 전기레인지 판매량은 약 9만대로 전체 시장의 약 13%를 점유했다. 1위인 SK매직이 13만대를 판매해 18%를 차지했고, 쿠첸이 2위를 기록한 것이다. 2013년부터 전기레인지 사업을 했던 쿠첸은 올해 5월 업계 최초로 대기 전력 0.003W의 ‘하이브리드 레인지 제로(Zero)’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쿠첸은 올해 4월에 ‘인버터 복합레인지’를 출시하며 전자레인지 시장에도 진출했다. 쿠첸이 내놓은 첫 번째 전자레인지 제품인 인버터 복합레인지는 기존 전자레인지의 단점을 보완해 음식의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일정 분량의 음식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센서가 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적당한 온도와 시간을 세팅한다.
또한 쿠첸은 지난해 3월 유아 가전 브랜드 ‘쿠첸 베이비케어’를 론칭했다. 분유 포트, 젖병 살균기, 이유식 밥솥 등이 주력 상품이다. 쿠첸 베이비케어는 올해 중국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쿠첸 관계자는 “정확한 중국 진출 시기는 아직 협의 중이나 연내일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등 온·오프라인 등 유통 채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