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앞에 장사 없다더니”···커지는 수도권 미분양 ‘공포’

입력 2019-07-0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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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에 고분양가 여파..인천ㆍ경기 잇단 청약 미달

지방에 이어 수도권까지 미분양 공포에 휩싸였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인천과 경기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신규 분양 단지 역시 신통치 않은 청약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어서다.

4일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현재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1만218가구로, 전달(9445가구)보다 8.2%(773가구) 늘었다. 지난 해 12월 말 기준 6319가구였던 것이 5개월 여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중 경기지역 미분양은 6562가구로 절반을 넘고 인천도 3478가구에 달한다. 인천지역의 미분양은 2017년 4월(3703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으로 전달 대비 65.2%나 급증했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경기지역이 5월 말 기준 2364가구로 경남ㆍ경북ㆍ충남 등 지방에 이어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분양 증가의 원인으로 공급 과잉 상황에서 지난 해 말 청약제도 개편으로 규제가 심화됐을 뿐 아니라 건설사들이 침체한 시장 분위기에도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지금 아니면 더 안된다’는 생각으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계속하는 것 역시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만 하더라도 올해 4000가구 정도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 곳은 GTX-A노선의 연장이 확정되면서 관심을 받았지만 고양시 창릉동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나빠졌다. 때문에 건설사들이 12년만에 동시분양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지만 역세권 단지들마저 미분양 우려를 씻지 못하고 3개 단지 모두 청약에서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다른 지역도 분양하는 단지들마다 성적이 시원찮은 상황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서 분양한 ‘화성시청역 서희스타힐스 1ㆍ2ㆍ3단지’는 일반분양 686가구 모집에 552명이 청약하는데 그쳐 미분양 단지에 이름을 올렸고, 경기 오산시 원동에 공급된 ‘오산원동 한양수자인’ 역시 1·2순위 청약에서 60가구 모집에 단 9명만 신청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단지의 경우 투지과열지구에 속하지 않아 중도금 대출도 가능하고 전매 제한도 6개월로 짧지만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분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인천의 미분양 주택 추세 역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기 신도시 중 한 곳인 검단신도시의 경우 공급 과잉에다 인근 계양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인천은 지난 3년간 입주 물량이 5만6736가구에 달한데다 최근 1년간 2만6331가구의 신규 분양 물량을 쏟아냈다. 이에 비해 인천시 거주인구는 295만4642명에서 1년 새 2129명 줄었다.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물량 역시 미분양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단신도시에는 지난 5월에만 7개 아파트 단지 8067가구가 공급됐는데, 이 중 21%에 해당하는 1700가구 가량이 미분양 상태다. 이곳에는 앞으로 62개 단지 6만6396가구 추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검단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에서도 입지 면에서 매력도가 낮은 편에 속하는 곳으로 앞으로도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더욱이 인근 김포에 도시철도가 개통할 경우 경쟁력에서도 김포한강신도시에 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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