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지 근무 경험자들은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적응이 쉽지 않다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병원 부도율은 7%에 이른다. 지속적인 의료 저수가에 따른 경영난에 이어 최근 병원 CCTV 설치 등 다양한 이슈가 불거지면서 중소병원 의사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병원 운영이 힘들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의사 전용 지식·정보 공유서비스 인터엠디(interMD)가 의사 회원 1009명을 대상으로 ‘해외 근무 및 이민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9%가 해외 근무나 이민을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근무나 이민을 고민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한국보다 더 나은 의료환경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73.6%)’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이 워라밸을 꿈꾸고 나갔다가 낭패를 보기 쉽다는 것이 해외 근무 경험자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환자를 직접 진찰하는 의사는 동료의사나 간호사, 병원 행정직과의 긴밀한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현지 언어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박승준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대학병원 힘찬 관절·척추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단순한 영어 공부보다는 평소에 국내 병원에서 외국인 환자 대상 근무경력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에서 필요한 전문적인 영어를 준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여러 외국인 대상의 의료사업이나 해외 의료봉사 같은 실제적인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현지 의료 환경에 대한 면밀한 사전 조사도 필수다.
한 의료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중동, 몽골, 카자흐스탄 등은 별도의 의사 자격시험 없이 단기면허 발급을, 러시아는 의료클러스터에 한해 외국 의사들의 활동이 가능하다. 그 밖에 다양한 법적인 문제 등과 함께 대접받는 것에 익숙한 러시아 환자들에 대한 에티켓 등 현지 의료 문화에 대한 파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도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외국 의사들이 현지에서 진료를 보려면 의사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며 “이러한 국가의 의료법 및 의료환경에 대해 사전에 연구하고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인 특성에 대해 철저히 이해해 환자 진료시 문화 격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