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년간 지켜본 한국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연구진과 기업인이 나타나고, 정부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번 '바이오 인터내셔털 컨벤션 2019(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19)'에 70여개국 중 미국, 캐나다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연구자와 기업이 참여했다. 곧 과학분야를 선도하는 기업, 프로젝트가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Joseph Damond 미국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Loews호텔에서 열린 'Korea Bio-Tech Partnership In US 2019(KBTP 2019)'에 참석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이 BIO 인터내셔널 컨벤션의 핵심 국가로 떠오르자 나타난 변화이기도 하다. Damond 부회장은 2020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BIO USA을 홍보하며, 한국 바이오테크 및 관련 기업인들의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KBTP 2019는 현지에서 열린 BIO 인터내셔널 컨벤션의 부대행사로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신기술을 홍보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가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국내외 바이오테크 관계자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예상보다 참석희망자가 많다보니 뒤늦게 신청한 일부 연구자는 행사 불참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7개 바이오·제약기업(에이엔케이, 셀투인, 강스템바이오텍, 메디포스트, 큐라티스, 파멥신, 삼성바이오로직스)이 소개돼 큰 관심을 받았다.
에이엔케이는 맞춤형 세포 스페로이드(Speroid)를 제작할 수 있는 3D 세포배양 플레이트 ‘PAMCELL’을 개발한 기업이다. 김재호 대표는 "에이엔케이의 제품으로 암세포, 연골세포, 중간엽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및 살아있는 조직에서 얻어낸 초기 세포(primary cell) 등 총 35개 세포로 원하는 크기의 스페로이드를 제작할 수 있고, 이를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셀투인은 세포의 질(Cell Quality)을 측정할 수 있는 ‘FreSHtracer’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개선시키기 위해 세포 질 연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셀투인은 살아있는 세포 내 바이오마커로 GSH를 실시간 모니터링 해 치료제로 이용하는 면역세포, 줄기세포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셀투인은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관절염, 천식 등을 대상으로 한 세포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유연실 사업개발팀장이 발표자로 나서 퓨어스템-AD, RA, CD, OA 등 주요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현황을 소개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재생의학 치료제, 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이어 인공조직을 개발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예정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메디포스트는 2000년대 초반 탯줄혈액 뱅킹서비스를 론칭하던 때부터 시작해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뉴모스템, 뉴로스템 개발에 대한 히스토리를 소개했다. 현재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과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올해 내 일본에서의 카티스템 임상 3상 계획과 나아가 중국에서의 임상 계획 등을 발표했다.
큐라티스는 청소년, 성인용 결핵(TB) 백신을 개발해 임상을 진행 중인 기업이다. 큐라티스는 미국, 남아프리카에서 3개 임상(1상, 1b상, 2a상)을 진행해 확인한 안전성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서 건간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BCG(결핵예방백신)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며, 건강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1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관구 대표는 약물 원료 및 약품 생산을 위해 내년까지 설립할 충북 오송 GMP 시설에 대한 계획도 언급했다.
파멥신의 유진산 대표는 개발중인 7개 항체 신약 물질을 소개했다. 이중항체(PMC-001, PMC-002R, PMC-201, PMC-122, PMC-309), 면역항암제(PMC-309), 안구질환 치료제(PMC-401s), CAR-T/NK 세포 치료제(PMC-005BL)의 구조, 기전 및 in vivo에서의 우수한 효능을 설명하며 CD47과 같은 기존 타깃 항원이 가지는 위험성을 극복할 전략 계획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은영 CDO 사업팀장은 고객사의 제품이 IND, BLA 승인받을 수 있도록 돕는 CMO 사업과 초기 세포주 개발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더불어 항체, 이중항체, 재조합 단백질, 이중 특이성 재조합 단백질 등을 개발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문 기술을 발표했다.
7개 기업의 소개가 끝나자 비피도, 바이나리, 바이오트, 팜바이오 코리아, 아이진까지 포함한 총 12개 기업이 개별적으로 사업 미팅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 시간도 진행됐다.
이번 BIO 2019에 참여한 국내 기업과 연구자는 수많은 빅파마, 바이오텍과 미팅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했다. 과거에는 기술이전을 위한 미팅이 주였다면 이제는 기술도입, 해외 CRO 계약 등 관심 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그만큼 국내 바이오산업의 외형이 성장했다는 방증이다.
KBTP 2019 행사에서 만난 SK바이오팜 관계자는 "CNS와 암 분야로 나뉘어 각 팀이 수 많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라이선싱 아웃'뿐만 아니라 '라이선싱 인'을 위한 논의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25개 내외의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대형 제약기업보다는 메디포스트 제품의 적응증에 특화된 전문 제약기업, 희귀의약품 개발기업과의 미팅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북미·유럽권에서 현지 투자 유치가 가능한 새로운 스핀아웃 회사 모델을 직접 찾고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기업소개에 나선 에이엔케이는 이번 바이오 2019에 처음 참가하는 기업이다. 김재호 에이엔케이 대표는 "KOTRA, 한국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의 추천으로 참가비를 지원받아 바이오 USA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한국 파빌리온(KOTRA) 내 부스를 통해 국내외 기업에 맞춤형 세포 스페로이드를 제작할 수 있고,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이나 오가노이드 개발에 이용할 수 있는 3D 세포배양 플레이트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