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신탁그룹(이하 스미트러스트)과 협약식을 체결했다. 글로벌, 디지털, 자산관리, 신탁업, 인재교류, 신규사업발굴 등 6개 부문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2014년 스미트러스트와 업무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은 두 그룹 간의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으로 인해 맺어진 것이지만, 하나금융이 추구하는 핀테크 전략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글로벌 결제서비스인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서비스의 일본 진출은 물론 교두보 확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담았기 때문이다.
GLN은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글로벌 핀테크 사업이다. 다른 국가 유통업체와 은행 등에서 발행한 디지털자산과 전자화폐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지난달 대만에서 GLN의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다. GLN 서비스의 핵심은 하나금융의 디지털머니인 ‘하나머니’로 각국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각국의 결제망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스미트러스트와의 협업은 네트워크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 GLN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김 회장은 “핀테크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GLN 사업 개시까지 4년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GLN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향후 하나금융의 미래와도 결부돼 있다.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던 시기가 지나가고, 글로벌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타 금융그룹보다 인수합병(M&A)이 다소 주춤한 편이다. 금융그룹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 9월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7년간 M&A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으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 서비스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M&A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계산을 한 셈이다.
김 회장은 “이번 업무제휴 확대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로가 가진 금융 노하우와 글로벌 경험 공유를 통해 한·일 금융협업의 모범사례를 정착시키고 양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