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대기 고객들이 출고적체 탓에 수개월 가량 차를 기다리다 지쳐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16일 현대자동차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팰리세이드 계약자(누적 6만5000명) 중 대기자 수는 약 3만 명으로 일부 대리점에 확인한 결과, 예약자 10명 중 1명 꼴로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현대차 A대리점에서는 지난해 11월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지금까지 40여명이 계약을 했으며, 이 중 5명이 계약을 취소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대리점 B의 경우 같은기간 약 30 여대 계약이 이뤄졌지만 이 중 2대가 취소됐다.
취소 이유는 차량을 기다리다 지쳐 결국 포기한 경우가 가장 많다. 대기기간이 길게는 6개월 가량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차량을 이미 팔고 팰리세이드 출고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취소 행렬에 올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초, 팰리세이드 월 생산량을 기존 6240대에서 8640대로 40% 가량 늘리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말 노사가 증산 협의에 들어간 지 약 한 달만에 이뤄진 조치로 현대차는 이미 지난달부터 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증산으로 팰리세이드 출고기간이 3개월 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하반기 수출이 시작되면 대기기간이 빠르게 단축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은 현대차의 또 다른 모델이나 쌍용자동차 SUV 모델(G4렉스턴 등)로 갈아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달 들어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한 새로운 산타페가 출시돼 향후 취소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대부분 대기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오랜 고민 끝에 취소를 결정하는 것 같다”면서 “그나마 다행인 건 다른 완성차업체가 아닌 현대차의 다른 모델로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