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에 대해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며 “새로운 조미 관계수립을 공약한 6·12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후안무치한 행위야말로 ‘주권국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다른 나라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위반”이라며 “미국은 저들의 날강도적인 행위가 앞으로 정세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지체 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직접 미국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한 의혹을 받는 이 선박을 인도네시아로부터 넘겨받아 압류해 11일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 예인했다. 또 미국 법무는 이날 선박 몰수를 위한 민사소송을 미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북미 대화가 교착된 상태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사건은 북미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향후 대북 제재 강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를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BC뉴스에 따르면 미연방 법원이 와이즈 어니스트호 자산 몰수를 결정하면 경매를 통해 매각하거나 매각 불발 시 미 해군 등의 훈련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