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관세 보복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 각국 주식시장에서 각 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하룻밤 새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00조 원)가 사라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중국이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발표 이후 세계 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617.38포인트(2.38%)나 폭락한 2만5324.9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719.86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S&P500지수는 69.53포인트(2.41%) 내린 2811.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9.92포인트(3.41%) 급락한 7647.02로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지난 1월 3일 이른바 ‘애플 쇼크’ 이후로 4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의 낙폭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로 5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술주 중심으로 각국 주가가 폭락하면서 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 1조 달러가 증발됐다고 평가했다.
라덴버그탈만의 필 블랑카토 대표는 “이날 움직임은 앞으로 다가올 일의 전주곡이라고 본다”면서 “단기적으로 더 큰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돼야 더 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52% 하락한 1만1876.65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22% 내린 5262.5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는 1.2% 떨어진 3320.78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7163.68로 0.55% 내렸다.
아시아 증시도 흔들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1% 하락한 2903.71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선전종합지수도 1.08%, 대만 자취안 지수는 1.44% 하락세로 각각 마감했다.
미중 양국의 관세 폭탄 주고 받기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출렁인 가운데 무역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처해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