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조치로 대(對)이란 수출 대금 결제 통로인 원화결제계좌가 폐쇄됨에 따라 우리 수출 기업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계좌 폐쇄로 이란 수출 대금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화결제계좌 폐쇄 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 등 유관 기관 및 우리은행, IBK기업은행과 함께 우리 기업의 대이란 수출 미수금 현황 파악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2일 한국, 중국, 일본 등 8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 유예를 중단했고, 우리·IBK기업은행의 원화결제계좌(이란중앙은행 계좌)도 폐쇄됐다.
원화결제계좌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의 회사가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한 이란중앙은행의 계좌에 수입 대금(원화)을 입금하고, 이란중앙은행이 수입 대금을 이란 기업들에 배정해 우리 기업들이 상품을 수출할 때 다시 원화로 받는 방식이다. 원화결제계좌 방식은 과거 미국의 이란 제재로 달러와 유로화 결제가 금지되면서 이용돼왔다.
이란중앙은행이 작년부터 이란 기업들에 대한 원화 배정을 지연시켜 우리 기업의 수출 미수금이 발생했는데 이번 계좌 폐쇄로 미수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작년 하반기 2000억 원 이상이던 미수금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코트라가 미국의 이란 제재 유예기간 만료(2018년 11월 4일)를 앞두고 작년 7월 기업들에 설문을 돌려 파악한 대이란 수출 기업 미수금 규모는 2433억 원(총 411건)이었다. 이후 두 달이 지난 뒤 돌려받은 미수금은 150억 원에 불과했다. 2283억 원(총 350건)의 미수금이 회수가 안 된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12일 “작년 하반기 때와 비교해 미수금 규모에 변동이 있다”면서 “다만 미수금이 늘어났는지, 줄어들었는지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현재 대이란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미수금 현황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미수금 규모가 최종적으로 집계되면 관계 기관 등과 함께 대응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