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준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점에서 가진 이임행사에서 이같은 말로 이임사를 끝맺었다. 3년 임기의 부총재보를 끝으로 32년간의 한은 생활을 마무리한 것이다.
그는 말로 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읽겠다고 밝혔지만 이임사 마지막 “감사했습니다”를 언급할때는 순간 눈물을 쏟아냈다. 이임식에 참석한 한은 임직원들은 그를 박수로 응원했다. 실세의 퇴임식이어서인지 근래 보기 드물게 이임식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임 보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다. 이 총재 취임 직전 한은 총재 역사상 처음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태스크포스(TF) 총무팀장을 역임했고, 이 총재가 취임한 2014년 4월 인사경영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2016년 부총재보로 승진해 주로 인사경영을 담당해 왔다.
다만 이 총재 연임 후 노조 설문조사에서 이 총재에 대한 경영평가가 사실상 낙제점을 받으면서 화살은 임 보에게 향했다. 인사에 대한 불만과 노조와의 갈등이 부각됐고, 임 보는 끝내 인사경영쪽에서 손을 뗐다. 퇴임 직전에는 금융결제원장과 한국자금중개 사장 내정설로 한은과 관련 노조들의 반대에 부딪쳤고, 끝내 좌절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 총재는 이날 “(임 보는) 인사, 조직, 조직발전을 우선했던 인물이다. 구성원 개인들과는 이해충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며 “중요 선택을 할때마다 실무책임자였다. 때론 직원들로부터 불만이 있었다. 다만 총재 방침에 충실히 이행한 결과로 생각한다”며 그를 감쌌다.
한은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임 보는 “인사경영국장 시절 건배사는 인사경영국은 하나다”였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내부적으로는 의견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한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총재를 중심으로 모두 하나가 됐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