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7거래일만에 약세를 기록했다(국고채 3년물 기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연달아 금리인하는 없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줬다. 과도했던 롱(매수) 포지션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돌려졌다.
앞서 이 총재는 피지 난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다. 2분기 지표가 나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역전 등) 시장이 너무 앞서간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약세는 일시적이며 금리 인상이나 인하 어느 쪽으로도 강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FOMC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하며 금리인하를 주문한 바 있었다는 점에서 파월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 차단쪽에 무게를 뒀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인하기대감이 되돌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고채 3년물 기준 1.80% 근처까지는 조정을 보일 수 있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다음주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정책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꼽았다.
한은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마이너스(-)1.8bp로 역전폭을 줄였다. 5년물간 금리차는 1.5bp로 3거래일만에 정상화했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7bp 확대된 15.3bp를 나타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2.6bp 상승한 109.3bp를 나타냈다.
미결제는 9533계약 늘어난 35만2186계약을, 거래량은 9300계약 증가한 10만1862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59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29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과 금융투자는 각각 1770계약과 1690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2154계약을 순매수해 5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인의 누적순매수포지션 추정치도 20만1163계약을 기록해 지난달 16일 20만1164계약 이후 보름만에 20만계약을 넘어섰다. 개인도 201계약 순매수해 7거래일만에 매수전환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51틱 하락한 128.22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던 가운데 장중 고가는 128.59였다. 장중변동폭은 37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226계약 줄어든 12만2798계약을 나타냈다. 반면 거래량은 1980계약 늘어난 5만9131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139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8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740계약을 순매도해 5거래일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달 19일 3219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규모다. 반면 금융투자는 1387계약을 순매수하며 사흘째 매수세를 지속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3틱을, 10선이 고평 5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 총재들이 금리인하에 다소 부정적인 부분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다음주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정책이 향후 단기 방향을 좌우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이주열 총재와 파월 의장이 연달아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들을 내놨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와 1분기 GDP 발표 후 랠리를 보이며 기록한 매수대는 10선 기준 각각 128.30과 128.50~128.60선이었다. 이들 매물대가 무너지며 과도했던 롱과 인하 프라이싱을 되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PI나 GDP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국고채 3년물 기준 1.80% 부근까지는 조정받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후 금리가 추가 상승하려면 지표호조나 주식 랠리, 혹은 미중 무역협상 마무리 등 추가 재료가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3년물이 1.80%를 넘어서면 사볼만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