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한미 정상 간 통화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7일 오후 10시부터 35분간 통화를 갖고 4일 북한의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며 “양 정상은 이번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면서 가능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공조하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신한 트윗 메시지가 북한을 계속 긍정적 방향으로 견인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에서 양 정상은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북한 식량 실태 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지지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이 발표한 양 정상 전화 통화 발표문에서는 한국의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식량 제공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빠져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간에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이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참모진들은 북한이 무기 자금으로 식료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 지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남북 관계의 대화 재개를 위한 실마리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대북 식량 지원만으로 협상에 다시 나설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이날 통화에서 양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통화는 2월 28일 하노이 회담 이후 이뤄진 통화 이후 68일 만이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이번이 21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