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한국국제통상학회와 공동으로 ‘CPTPP 출범과 회원국 확대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박태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강인수 한국국제통상학회 회장,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 최석영 광장 고문(전 FTA 협상대표) 등 기업계, 학계, 주한외국공관 외교관 등 국내외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CPTPP는 아태지역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자간 자유 무역협정으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현재 일본, 멕시코, 호주 등 아태지역 11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태국, 대만 등이 추가 가입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통상 환경이 정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태신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2015년 12월 한중FTA 발효 이후 한국의 FTA 커버리지는 3년간 약 68%로 정체된 반면 일본의 FTA 커버리지는 2016년 22.5%에서 2018년 51.6%로 높아졌고, 앞으로 GCC(걸프협력회의) 등과의 FTA 협상이 마무리되면 이 비중은 85.8%까지 높아져 한국을 곧 추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FTA 커버리지는 전체 교역량 중 FTA 체결 국가간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어 그는 “당면한 5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 글로벌 보호주의 파고를 넘기 위해 이제 통상당국은 CPTPP에 대한 참가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내 통상 전문가들은 당국에 CPTPP 참여논의 공론화 등 공세적인 통상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과정 표류, WTO 기능 약화 등으로 대외통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새로운 무역규범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CPTPP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준하 홍익대 교수는 ‘CPTPP 협정과 21세기 신(新)통상규범’ 주제발표를 통해 “CPTPP는 원산지 증명의 간소화, 통관절차의 신속화 등 기업친화적 협정으로 향후 양자·다자협상에서 신무역규범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산지기준 충족이 쉬워 역내 가치사슬 확대, 투자 및 물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교수는 “CPTPP는 종전 FTA에서 다루지 않았던 ‘중소기업’을 하나의 챕터로 다루고 있는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이라며 중소기업이 모범관행 공유, 디지털 무역 등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포용적 교역(Inclusive Trade)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박태호 원장은 “현 시점에서 다자·양자체제보다 지역무역체제나 복수무역협정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가장 높은 수준의 지역무역협정으로 평가받고 있는 CPTPP의 가입절차와 전망에 대해 한국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교수 역시 “향후 CPTPP 성공의 관건은 다자경제체제의 포용성을 어떻게 확대할 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참여 여부가 CPTPP 발전방향에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도 “향후 CPTPP의 확장 속도와 범위가 관건이다”며 “특히 CPTPP에 대한 미국의 회귀와 중국의 가입 가능성이 CPTPP의 미래를 결정지을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주한외국공관 외교관들은 CPTPP 회원국 확대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스티븐 구딘슨 주한캐나다대사관 상무과 공사는 “CPTPP에는 많은 혜택이 있고,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캐나다는 한국과 같이 CPTPP의 야심찬 시장 접근 약속과 높은 수준의 무역 규칙을 충족할 수 있는 경제국의 가입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안 맥컨빌 주한호주대사관 공사 또한 “CPTPP는 최근 20여년 사이 체결된 무역협정 중 가장 큰 의미를 지녔다”며 “가입국이 늘어날수록 CPTPP의 혜택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