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수트 전문 브랜드 ‘파리스토’의 박형우 대표를 만나다

입력 2019-05-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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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우 파리스토 대표(사진제공=파리스토)
▲박형우 파리스토 대표(사진제공=파리스토)

10년 전, 박형우(32) 파리스토 대표는 꾸미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본인뿐 아니라 친구들의 옷과 머리 스타일을 정해주기까지 좋아했다. 그를 18살부터 헤어디자이너로 일하게 한 동력도 스타일에 대한 애정이었다.

다만 박 대표는 운동복을 입고와 미용을 받고 가게를 나서는 남자들을 보며 갈증을 느끼곤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가꿔주는 토털 스타일링에 관심을 둔 것도 그때부터다.

이후 대학에서 스타일리스트를 공부, 테일러 숍에서 4년 반 동안 일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헤어디자이너와 테일러는 누군가를 스타일링한다는 점, 여전히 가위를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었다.

그가 수트를 만드는 원칙은 크게 세 가지다. 어느 정도 두께 감 있는 라펠(코트나 재킷의 앞몸판이 깃과 하나로 이어져 접어 젖혀진 부분),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장, 슬림한 듯 가볍지 않은 라인. 전체적인 옷의 뼈대는 클래식을 따르고, 기본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트렌드도 반영한다.

테일러링에는 기본 공식이 있다. 아카데미에서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맞춤 수트는 똑같은 계산법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체구조 특징에 따라 달라지는 만듦새의 디테일, 그 모든 경우의 수를 글로 배울 수 없다. 그래서 테일러에겐 기본기만큼이나 경험치가 중요하다. 몇 사람의 고객을 만나고 얼마나 많은 수트를 만들어 봤는지가 관건이다.

박 대표가 지금까지 만든 수트는 2만 벌에 달한다. 많게는 한 달에 240벌을 만든 적도 있다.

그는 “사람 몸은 다 다르다”며 “몸을 볼 줄 아는 센스가 그래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봉 단계의 수정 보완도 결국 체형에 맞추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의 일은 크게 6~7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고객과 상담한 뒤 원단을 고르고, 피부 색과 체형에 맞춰 디자인을 정한다. 신체 치수를 잰 뒤엔 재단, 가봉, 시침, 보정을 거친다. 이를 전부 수작업으로 만든 정장을 ‘비스포크 수트’라고 부른다. 파리스토 역시 비스포크 테일러 숍이다.

박 대표는 테일러의 작업을 밤일과 낮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낮에 하는 일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스타일링이고, 수트 제작은그 이후 시간에 이루어진다”며 “둘 다 테일러의 몫”이라고 부연했다.

본인 옷을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박 대표는 유명 테일러 숍에서 수트를 맞추곤 한다고 말했다. 다른 테일러의 상담 방식과 서비스부터 옷 만드는 매무새까지 직접 겪어보는 건 그 자체로 좋은 공부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 기억하기 위해 맞추고, 잘 만들기 위해 입는다”고 했다.

6년 차 테일러숍 ‘파리스토’에 최근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가죽 재켓 라인을 확장하고, 15평 남짓한 매장에 프리미엄 수제화 라인을 갖췄다. 기성복 라인 론칭도 앞두고 있다. 원단부터 제작까지 기존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층 대중적인 수트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슈트부터 슈케어, 바버숍, 클래식바까지 한데 뒤섞인 ‘맨케이브’를 꿈꾼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 받을 수 있는 남자들의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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