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오너들이 올해도 쏠쏠한 배당잔치를 벌였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외형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십 억대 배당금을 받는 오너도 해마다 늘고 있다.
18일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2018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다수의 오너가 억대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금이 10억 원을 넘긴 오너는 총 13명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 오너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로부터 배당금 43억4900만 원을 수령한다. 그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2174만5900여 주(지분율 34.25%)로, 한미사이언스는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임 회장은 전년에도 42억6000만 원을 받아 업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위는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차지했다. 이 회장은 종근당홀딩스에서 21억9600만 원, 종근당에서 8억4400만 원, 경보제약에서 2억2200만 원을 받아 총 32억6200만 원을 수령한다. 이 회장은 종근당홀딩스 주식 168만9500여 주(33.73%), 종근당 93만7200여 주(9.5%), 경보제약 111만여 주(4.64%)를 보유하고 있다.
31억4300만 원을 받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이 회장과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올랐다. 강 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16억9300만 원, 에스티팜에서 14억2200만 원, 동아에스티에서 2800만 원을 각각 챙겼다. 강 회장은 동아제약 창업주인 고 강중희 회장의 손자다.
유용환 이연제약 사장의 배당금은 26억800만 원으로 전년(18억6300만 원) 대비 7억4500만 원 늘었다. 유 사장은 이연제약 주식 532만1600여 주(31.7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230억 원, 영업이익 25억 원을 올렸는데, 유 사장은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배당금으로 챙긴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휴온스글로벌에서 22억7000만 원, 휴온스에서 2억6100만 원, 휴메딕스에서 1900만 원 등 총 25억5100만 원을 받아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매출 3790억 원, 영업이익 680억 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경하 JW홀딩스 회장은 JW홀딩스와 JW생명과학, JW중외제약 3개 상장사로부터 총 15억3600만 원을 배당받는다. 지난해보다 2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에서 15억100만 원을 챙긴다. 허 회장은 녹십자홀딩스 주식 561만7700여 주(11.95%), 녹십자 9만6100여 주(0.82%)를 각각 갖고 있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장은 14억9700만 원을 받아 8위에 올랐다. 전년도 주당 300원을 배당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배당금을 330원으로 늘렸다. 강 사장은 453만7000여 주(27.99%)를 들고 있다.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은 12억2100만 원으로 배당금이 5억 원 이상 줄었다. 부광약품의 주당 배당금은 200원으로 전년과 같지만, 김 회장의 지분이 17.80%에서 9.61%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보유 주식 중 400만 주를 장남인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과 두 딸에게 증여했다.
조의환 삼진제약 회장은 전년과 동일한 13억5100만 원을 받는다. 이 밖에 조동훈 하나제약 부사장(11억4400만 원)과 정명준 쎌바이오텍 사장(10억9100만 원), 이광식 환인제약 회장(10억3900만 원)이 배당금 10억 원 이상을 챙겼다. 정명준 사장은 바이오기업 오너 중 유일하게 배당금 10억 원을 넘겼다.
매년 두둑한 현금배당을 하던 메디톡스는 전년도 주당 2200원을 올해 900원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정현호 메디톡스 사장의 배당금도 10억 원을 넘지 못한 9억4200만 원에 그쳤다.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9억3200만 원), 김영진 한독 회장(8억4500만 원),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7억8900만 원),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7억7200만 원), 허준 삼아제약 회장(7억600만 원),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6억5100만 원)은 5억 원 이상 배당금 수령자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