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휘철 청호나이스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청호나이스의 매출이 2005년 이후 13년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 더욱이 지난해 렌탈 업계가 호실적을 낸 상황이라 정 대표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매출액 375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3846억 원에서 2%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은 2017년 195억 원에서 지난해 8억2000만 원으로 96% 감소했다.
반면 청호나이스를 제외한 렌탈 업계는 지난해 큰 호황을 누렸다. 업계 1위 웅진코웨이의 매출액은 2조 7073억 원, 영업이익 5198억 원으로 2017년보다 각각 7.6%, 10% 늘었다. SK매직도 2017년보다 매출액이 20% 증가해 659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렌털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한 쿠쿠홈시스의 매출액은 418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82% 성장한 규모다. 2017년 12월 1일 법인을 분할 신설하면서 사업 연도 기간이 차이나 나는 탓에 성장률은 네 자리 수가 됐다. 결과적으로 청호나이스는 매출액 기준으로 SK매직뿐 아니라 쿠쿠홈시스에게도 밀렸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12월 퇴임한 이석호 전 대표 체제 아래서 크게 성장했다. 2010년 이 전 대표가 취임하고 9년간 청호나이스의 매출액은 2배 가까이 뛰었다. 2010년 청호나이스의 매출은 2116억 원으로 2017년까지 매년 매출액이 늘어 2017년에는 3846억 원을 기록했었다.
청호나이스는 작년 실적에 대해 렌탈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화장품이나 비데 같은 제품의 일시불 판매 비중을 줄이는 대신 렌탈 판매에 주력하면서 건전화 작업을 꾀했다는 것.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비데, 연수기 제품군에서 판매 실적이 전년보다 부진했고, 정수기 판매도 정체했다”며 “대신 공기청정기가 선방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렌탈 매출은 크게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청호나이스의 렌탈 매출은 2466억 원으로 전년보다 35억 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이유도 렌탈 판매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일시불 판매는 돈이 바로 들어오지만, 렌탈의 경우 나눠서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2011년 세계 최초로 카운터탑 얼음정수기를 출시했을 때도 매출은 크게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1년 청호나이스의 매출은 전년보다 231억 늘어난 2820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52억 줄어든 100억 원이다.
경쟁 업체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 대표는 올해 매출액 5000억, 영업이익 7%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정 대표는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의 동생으로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이 전 대표와 청호나이스 공동 대표를 맡아 왔다. 이 전 대표 퇴임 뒤부터는 단독 대표로 청호나이스를 이끌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올해 주력사업 강화, 신규 사업영역 개척, 경영 효율 증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자 여름 성수기 시즌을 공략하는 얼음정수기 신상품을 출시하고, 올 한해만 총 15종 이상의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영역으로는 작년부터 본격 운영 중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법인의 성공적인 정착과 신수종 상품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