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인도 경제 상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경제 규모는 유럽의 강국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섰다. 올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모디가 취임한 2014년보다 1조 달러 증가했다. 1인당 GDP도 2014년 1600달러에서 올해 2200달러로 35%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도 급증했다. 모디 총리는 제조, 소매, 항공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장벽을 없앴다. 지난 회계연도에만 45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이뤄졌는데, 이는 2014년의 2배에 달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쉴란 샤 수석 경제전문가는 “모디 정부에서 외국인직접투자에 관한 많은 개혁이 있었다”며 “보호무역 정책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당분간 이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도 경제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모디의 재선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CNN은 평가했다. 대표적인 실책은 모디 총리의 화폐개혁 이후 인도 경제 성장 속도가 급격히 꺾였다는 점이다. 2015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던 인도 경제는 2017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더뎌졌다. CNN은 그 원인으로 모디가 2016년 11월 단행한 화폐개혁을 꼽았다.당시 모디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부패와 검은돈 근절’이 이유였다.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86%가 휴지 조각이 돼 버렸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몇 달 뒤 단행한 세제 개편은 고통을 더욱 심화시켰다. 세제 개혁은 현금 사용 금지로 휘청거렸던 기업들의 대처 능력을 더 떨어뜨렸다. 작년 초 8.2%였던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화폐개혁 여파로 연말엔 6.6%까지 떨어졌다. 프로납 센 국제성장센터의 인도 국장은 “모디 정부의 가장 큰 오점은 바로 화폐개혁”이라며 “이 실패가 다른 좋은 성과들보다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심이 등을 돌릴 수 있는 가장 뼈아픈 부분은 일자리 감소다.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에 따르면 작년에만 일자리 1100만 개가 사라졌다. 실업률도 6.1%로 4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재선을 노리는 모디 총리는 2030년까지 인도를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만든다는 공약을 내놨다. 모디 총리가 소속한 인도인민당(BJP)도 2025년까지 GDP를 5조 달러로 끌어올려 4위인 독일을 제치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그러나 CNN은 “모디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지만 여론조사가 진행될수록 그의 경제 공약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