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그간의 구조적 변화로 수익률곡선의 리세션 예측에 대한 신뢰도는 과거보다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즉, 최근 미국채 기간프리미엄(텀프리미엄·term premium)이 기조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경제상황과 관련된 부정적 충격이 크지 않더라도 수익률곡선 역전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간프리미엄이란 장기채권을 보유할 경우 요구되는 추가 수익률을 뜻한다.
실제 미국채 10년물의 기간프리미엄은 2017년 마이너스(-)0.21%에서 올 1분기(1~3월) -0.67%로 마이너스 폭이 더 깊어졌다. 한은은 1985년 이후 인플레이션 안정과 글로벌 양적완화로 미국채 수요가 늘면서 미국채 기간프리미엄이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기간프리미엄 하락은 수익률곡선 역전 빈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리치몬드 연준(Fed)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보면 평균 기간프리미엄이 1.62%였던 1985년부터 1998년까지 수익률곡선 역전기간 비중은 0.1%에 불과했었다. 반면, 평균 기간프리미엄이 0.16%였던 2012년 이후 수익률곡선 역전기간 비중은 0.46%까지 올랐다.
반면 수익률곡선 역전 기간 중 S&P500 지수는 평균 2807포인트로 되레 사상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20일(2931포인트) 수준에 근접했으며, 회사채 스프레드도 큰 변화가 없는 등 금융상황은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연방정부 부분폐쇄 등 일시적 요인에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부진했던 실물지표도 2분기(4~6월)에는 반등했다. 수익률곡선과 함께 리세션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인 실업률도 올해 3.7%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미국 수익률곡선의 일시 역전으로 리세션 우려가 커졌었다. 다만 기간프리미엄 축소로 역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곡선 역전을 리세션과 연관지어 선행지표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면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 변화와 주요 경제지표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곡선 역전이 재현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 경우 리세션과 관련해 경계감을 가지되 여타 주요 지표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