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자산 매각·비수익 노선 정리를 통해 위기 타개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그룹 주력사업인 항공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금호리조트’가 유력한 매각 후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창수 아시나아항공 사장은 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금융권의 지원을 끌어내겠다”며 “과감하게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고 항공기 운영 대수를 축소해 수익성 위주의 노선 체계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계열사 지분 매각’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유상증자의 경우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 외부 자본이 유입될 경우 그룹 지배력 약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영구채 발행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고속 주식 담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가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관광숙박시설 운영업을 영위하는 금호리조트가 ‘1순위 후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의 사업은 항공업과 연관성이 떨어져 당장 지분 매각을 하더라도 그룹 주력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리조트의 자산 총액은 5590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9.99%), 아시아나IDT(26.58%), 아시아나에어포트(14.63%)가 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반면 LCC(저비용항공사) 계열사인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의 경우 매각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 회사 지분이 시장에 나와도 ‘살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는 SK, 한화 등 대기업 그룹사의 경우 LCC 인수를 통해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의 단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종 LCC 업계에서 이 두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운용하는 항공기 기종이 달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의 경우 에어버스사의 항공기를 도입해 사용 중인 반면 대부분의 LCC는 보잉사의 항공기를 사용하고 있다.
아시아나IDT의 경우에도 매각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회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 서비스 회사로 내부 정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가(家) 3세인 박세창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더한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됐던 사례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옥석을 잘 가려야 하는 과제를 채권단이 잘 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