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박삼구<사진> 회장의 퇴진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장기적 경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이 자구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1조 원이 넘는 자산담보부증권(ABS) 등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시장성 차입의 상환 재원은 아시아나가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다.
어떻게 돈을 벌어서 어떻게 갚을지 등 현재의 현금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향후 현금 흐름을 요구한 것이다.
항공 운송에 불필요한 우량 자산 매각 대상으로는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골프장, 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장·단기 차입금 상환 확보를 위해 이들 자산에 설정한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담보권 중 일부를 풀어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항공기 82대와 엔진 30대 등을 빌려 쓰는 운용 리스료는 최소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비용은 해외 금융기관과도 얽혀 있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채권단은 아시아나의 경우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가 한번에 몰리기 전에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00억 원이다.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은 1조3200억 원이다. 차입금은 금융 리스 부채(41%)와 ABS(36%)가 대부분이고, 금융기관 차입금은 14%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을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율협약, 워크아웃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구계획이 채권단 승인을 받고 이번 주에 만료되는 양해각서(MOU)를 다시 맺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