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스마트폰 사업과 반도체 부문이 상호 부진을 상쇄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에 빠진 올해 삼성전자에 ‘어게인(again) 2013’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삼성전자는 갤럭시S4 판매 호조에 힘입어 IM(IT·모바일)부문이 24조957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시 역대 최대 실적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7.8%를 차지했다. 불황기였던 반도체 영업이익은 6조8879억 원으로 전체의 18.7%에 그쳤다.
최근 2년 동안은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영업이익만 44조5700억 원으로 전체의 75.7%에 달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기가 지난해 말부터 꺾이며 삼성전자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최근 한 달간)는 매출 53조7819억 원, 영업이익 7조390억 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54% 급감한 수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부진이 원인인데, 지난해 1분기 11조 원을 넘었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4조 원대 중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부품 사업이 꺾인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10과 갤럭시폴드 등을 앞세워 2013년의 재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초반 갤럭시S10 판매 분위기는 좋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10주년 기념작인 갤럭시 S10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이 흥행 기준인 ‘4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 S9 시리즈 판매량(3500만 대)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최근 “갤럭시S10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많이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면(갤럭시S10플러스)이 많이 나가는데, 이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중국 시장에서도 부활이 기대된다.
고 사장은 “조심스럽지만 갤럭시S10의 중국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플래그십 뿐 아니라 중가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 역시 중국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천하의 일본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보인다.
삼성 스마트폰은 한 때 3%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가 작년 4분기 다시 6%대로 올라서며 전년 동기 대비 10%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갤럭시S10이 일본에 출시되면 신제품 효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최대규모 갤럭시 체험관을 개장하는 등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새로운 라인업으로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태세다.
오는 5일 5세대(5G) 갤럭시S10 라인업을 출시하며, 갤럭시 A70·갤럭시 A90 등 신제품을 내놓고 중가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 갤럭시 폴드는 오는 4월 26일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이적이었던 2013년 스마트폰 실적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최근 몇 년간 가장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스마트폰 업황도 메모리와 마찬가지로 축소되는 상황이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